안기부 수사 발표-부여무장간첩 이선실등 대동 월북

입력 1995-12-08 08:00:00

국가안전기획부는 8일부여무장간첩 김동식(33·본명 이승철)이 5년전인90년5월 처음 남파돼 당시 '남한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총책으로 암약하고있던 최고위급 남파간첩이선실(79·북한권력서열 19위)과 고정간첩 황인오(39·복역중)를 대동 월북한 사실을 밝혀냈다고 발표했다.국가안전기획부는 이날 서울 내곡동 청사에서 '부여침투 무장간첩사건 전모'를 발표하고 김동식이 5년전인 90년 5월에 이어 이번에 두번째로 남파됐으며, 국내에서 허인회씨(31·국민회의 당무위원) 등 운동권 출신 7명을 포섭하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수사결과에 따르면 김동식은 75년 노동당 대남비서 김정일의 '혁명 유자녀를 공작원으로 육성 남파하라'는 지시에 따라 18세때인 80년 7월 소위 '새세대 공작원'으로 선발돼 15년간 사회문화부 소속 대남공작원으로 활동해온 지도핵심 공작원으로 드러났다.

김동식은 90년 5월 제주도 보목동 해안을 통해 1차 침투해 당시 '남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총책으로 암약하고 있던 북한 권력서열 19위의 최고위급간첩 이선실과 접선해 함께 기거하면서 5개월간 활동해왔다.김은 이어 90년 10월 17일 이선실 및 고정간첩 황인오를 대동해 강화도 해안을 통해 복귀했으며, 그 공로로 국기훈장 및 영웅증서 등을 수여받는 등영웅대접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때 함께 월북한 이선실은 국내에서 정계·재야·학계·문화계 등 각계각층 인사 30여명을 접촉, 지하당 구축 공작을 수행하고 복귀한 공로로 김일성별장에 초대돼 김일성으로부터 직접 훈장과 금시계, 영웅메달, 영웅증서등을받았으며, 김정일로부터 벤츠승용차를 선물받는 등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는것이다.

안기부는 따라서 과거일부 재야운동권에서 제기했던 '남한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조작설 및 이선실 가공인물설이 근거없는 낭설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김동식은 이어 국내에 암약중인 고정간첩 지도검열과 장비전달, 15년전 남파된 공작원 대동복귀 및 국내 운동권 포섭 등 지하당 구축 임무를 띠고 박광남(가명·31·사망)과 함께 지난 8월 29일 어선으로 위장한 공작선편으로남포항을 출발, 9월2일 자정께 제주도 온평리 해안으로 2차 침투했다.김동식은 남한의 정치 경제 군사 등 각 분야에 정통하고 심지어 북한에서배우지 않는 한국사에 대해 고교 졸업수준 이상의 실력을 갖고 있으며 신세대 은어까지 알고 있었던 것으로 수사결과 밝혀졌다.

그는 특히 공작금으로 미화 6만5천달러 등 총 5천6백만원 상당을 공작금으로 갖고와 롯데백화점, 남대문시장 등지에서 지령수신용 중파라디오와 카메라,시계 등 공작장비를 국내에서 직접 조달하는 대담성을 보였으며,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희생자유가족으로행세한 것은 물론 남한내 실존인물의 주민등록증 4개를 소지하고 활동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안기부는 김동식이 2차 침투해 접촉한 7명 가운데 정동년, 황광우,고은태씨 등 3명만이 당국에 신고했으며, 그동안의 구체적인 행적 및 활동사항은 물론 지난 90년 1차 침투당시 이선실과 함께 접촉했던 인물에 대해서도수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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