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끌어안기 "성공적" 평가

입력 1995-12-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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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년 북한은 공식상 최고지도자가 없는 한해였다.그러나 엄밀히 말하자면 '사자' 김일성주석의 통치가 여전히 계속되는 북한이었다. 이른바 '유훈통치'다.

이를 두고 서방은 김정일 건강 이상설, 권력암투설까지 열거하며 북한이곧 무너질듯 분석했으나 올 1년 동안 김정일체제 다지기는 비교적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년6개월 가까이 김정일 당비서가 주석직과 당총비서직에 오르지 않는데대해 북한은 "후계자의 수령에 대한 숭고한 충성심이 낳은 특이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일은 올들어 5월 한 달을 제외하고는 매달 공식석상에 등장했다.그의 공식행사가 초기에는 군부대 시찰등 군관련 행사에 집중됐으나 하반기에 들어서는 고속도로개통식 참석과 언론출판계 종사자와의 면담등 점차다방면으로 전개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최고지도자로서의 자리매김이 확고해지고 있는 것을 뜻하는 것이었다.

김정일체제의 성패여부가 달렸던 '군부 끌어안기'는 대체로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볼때 95년의 북한은 불안한모습이었다. 최대 동맹국중국으로부터의 원조격감에 '1백년만에 최악'이라는 수재까지 겹쳐 김정일의주민생활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생활은 더욱 악화됐다.북한의 금년 곡물생산은 평년작 4백9만7천t에 비해 무려 36·4%나 줄어든2백60만6천t. 총수요량 6백22만4천t에서 3백61만8천t이나 부족한 양이다.한국의 무상지원 쌀 15만t을 포함해 해외에서 유,무상으로 조달한 1백만t을 감안하더라도 내년 3월쯤에는최악의 식량난에 부닥칠 것으로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북한은 이같은 경제난 때문에 가뜩이나 어려운 주민들에게 그 어느때 보다도 가혹한 내핍생활을 강요하고 있는 실정이며 식량구입을 둘러싸고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할 각종 부정,비리행위가 저질러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있다.

북한은 당면한 경제난해결을 위해 외자유치에 총력을 기울였다. 나진-선봉 자유경제무역지대에 대한 개발에도 유례없는 노력을 경주했다. 이를 위해금년 한해동안 외자유치 설명회와 대표단 해외파견만 30여회에 이르렀다.따라서 금년들어 전주민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사상무장강화를 강조한 것은 식량난과 부정부패의 심화로 인한 주민들의 불평,불만이 고조되면서 체제불안 요인이 대두될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짙게 깔려 있다고 볼수 있다.

북한전문가들은 최악의 식량난이 예상되는 내년 봄을 전후해 북한의 대남정책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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