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시단-해돋이

입력 1995-12-07 08:00:00

나는 술 퍼마시다가설미친 놈마냥 혼자 히히거리고 웃다가

웃음소리가 바닷물 소리, 바닷바람에 섞여

민박집 조선 창호지 문을 줄창 흔들다가

날밤 새우며 이켠저켠에서 화투짝 꼬놔쥔

꾼들 살벌한 뒤통수 안주 삼아

소주잔을 비우고 또 비우다가

웃음 마르고 소주병도 바닥나고

조금씩 남은 맥주병들 죄 바닥나고

바닷물 소리, 바람구멍 허한 내 가슴 뚫고

아침해가 돋는구나

젖어 있는 해.

▨약력

△1941년 포항시 흥해읍 출생 △계간 '문학과 지성'으로 등단 △시집 '물구나무서기' 등 △현재 대구MBC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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