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도 우리경제는 성장률, 국제수지, 물가의 조화가 올해보다 훨씬 건실한 모습을 보이면서 경기연착륙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했다.그러나 최근의 비자금 사건에 따른 경제 동요가 장기화될 경우 투자심리가위축되고 금융시장이 경색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5일 대한상의클럽 회의실에서 한이헌 청와대경제수석 주재로 경제부처 차관과 한국은행부총재, 정부출연연구기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내년도경제운용에 관한 회의에서 차동세 KDI원장은 '96년 경제전망과 정책과제'의 보고에서 이같이 내다봤다.
KDI는 내년도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에 근접한 7.5%수준으로 올해의9%(예상치)보다는 다소 낮지만 설비투자와 수출이 성장을 이끌어 건실한 성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은 엔화 약세 등에 불구하고 세계경제의 성장 지속에 힘입어 올해보다11~12%(달러화 기준으로는 14~15%)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경상수지는 내수 둔화에 따른 수입의 둔화폭이 수출의 둔화폭을 웃돌아 60억달러 내외의 적자를 기록, 올해보다 25억달러 이상 개선되며, 소비자물가는 성장둔화에 따른 수요압력의 완화와 국제원자재 가격의 안정, 가격파괴현상의 확산 등에 따라 올해의 4.5%(예상치)보다 낮은 4%대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이같은 전망을 바탕으로 내년도 총통화(M2)증가율을 올해보다 다소낮은 11~ 15%로설정해 운용하되 엔화 약세, 투자심리 악화 등으로 경기가예상보다 부진할 경우에는 설비투자와 기술개발 등 실물부문에 대한 자금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KDI는 또 경기양극화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망중소기업에 대한지원을 강화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 D) 가입에 따른 금융시장 자유화 확대에 대비, 국내 유동성관리를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정경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