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은 그 왕성한 생명력 때문에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아름다움과매력을 지니고 있다. 사랑하는 부부의 아기는 그 가정의 기쁨이다. 청년들의활발한 자태는 언제나 싱그럽다.젊음이 넘치는 힘과 무한한 가능성 속에서구차스럽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일은 상상도 할수 없다. 그러나 젊음의기간은 마치 안개와도 같다. 또한 젊음의 생명력도 사랑하는 사람의 손길이닿지 않으면 비참해지고 만다. 결코 혼자서는 온전히 행복할 수 없도록 운명지어진 존재가 바로 인간이다.해마다 가을이 되면 사람들은 수채화같은 단풍잎의 매력에 이끌려 자연을찾는다. 과학적으로 보면 단풍은 자연의노쇠현상이다. 그렇지만 사람들은인간의 노쇠함을 외면한다. 남보기에 뚜렷이 내세울 것은 하나도 없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살면서 젊음은 다 연소되고 이제 인생의 단풍이 찾아와 머리는 희끗희끗해지고 얼굴에는 저승반점이 까맣게 지저분해진 사람들은 더이상매력도 가치도 없다. '황무지'에 나오는 무녀 시빌은 아폴로신에게서 장수를허락받을 때 젊음을 함께 달라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차라리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상태로 늙어서 새장에 갇혀 아이들의 노리개가 되었다. 희망이없는 삶이다. 이처럼 '살아있으나 죽은 목숨의 상태'가 삭막한 현대를 적나라하게 대변한다.
회색빛 현대의 황무지를 새롭게 변화시키는 사랑이란 역동적 에너지가 우리안에 내재되어 있다. 쓸수록 부요해지는 기적의 에너지이다. 성큼 다가온겨울의 문턱에서 그 에너지를 함께 나누어야 한다. 크리스마스까지 기다릴필요가 없다. 하얗게 단풍진 사람들이 우리와의 만남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현대판 산타클로스가 되에서 루돌프 사슴이 이끄는 썰매 대신 전천후로 달리는 자동차로 달려가 따뜻한 사랑의 삶을 나누어 주어야 한다.〈계명대 국제교육원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