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전대통령이 전격수감됐다. 노태우전대통령에 이어 전직대통령으로서두번째 수인이 되는 치욕적인 불명예를 안았다. 검찰은 대국민성명을 발표하면서 소환에 불응하는 전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즉각청구해 법원으로부터발부받자마자 전씨가 머물고있던합천으로 어제새벽 검찰직원을 급파, 영장을 집행하고 안양교도소로 압송해 수감했다. 소환에 불응한 전씨에 대해 검찰의 단호하고 전격적인 대응이었다.지난주말 12·12및 5·18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검찰이 특별수사본부를 발족한 직후 벌어진 검찰의 전씨 소환↓전씨의 대국민성명↓검찰의 사전구속영장청구↓합천서 전씨 압송↓안양교도소 수감으로 이어진 일련의 수사과정은그야말로 눈깜짝할 사이라해도 지나친 얘기가 아닐만큼 초고속이었다. 이같이 빠른 검찰의 수사는 물론 전례가 없는것으로 지나친 오버 페이스가 아닌가하는 우려도 없지않다.
12·12및 5·18사건이 속시원하게 빨리 파헤쳐져 관련자들에 대한 단죄를속전속결로 끝내주길 바라는 것이 국민적 여망인 것은 부정할 사람이 없는게현실이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지금의 검찰수사템포는 외견상으론 속시원하고 여론으로부터 큰 박수도 받고있다. 그러나 문제는 검찰의 실질적인수사내용이 외견상 화려한 초고속수사를 따라갈 수 있느냐하는 것이다.이제 전씨가 수감됨에 따라 검찰은 20일내 전씨가 군사반란의 수괴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기소해야하는 아주 무거운 짐을 지게 됐다. 앞으로 검찰이 풀어야할 문제들은 어렵고도 많은데 주어진 시간은 너무 짧은 것이다. 더욱이전씨는 검찰의 수사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이미 공언한 형편이고 보면 검찰은그야말로 힌트없는 어려운 퀴즈를 푸는 것 같은 수사를 하지 않을 수 없는상황이다.
검찰은 또 12·12와 5·18을 별개의 사건으로 정리했던 종래의 결정을 뒤집고 12·12와 5·18을 연결된 하나의 사건으로 규정하게 된데 대해 이번 재수사에서 설득력 있는 근거를 찾아내야 한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12·12관련자들은 '기소유예'처분하고 지난7월 5·18관련자들은 '공소권 없음'결정을내렸다. 이처럼 별개의 사건으로 별개의 처분을 내린 두 사건을 이번 하나로묶어 관련자들을 처벌하는데는 확실한 근거가 꼭 있어야 한다.지금 전씨측은 검찰의수사에는 협조하지 않고 재판과정에 모든 사실들을밝히겠다고 한다. 만약에 검찰이 밝히지 못한 사실이 재판과정에서 돌출적으로 불거질 경우검찰이 입을 상처는 충분히 예상하고도 남을 것이다. 지금검찰이 초고속으로 수사를 벌이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것이지만 서둘다가 전씨측에 반격의 빌미를 주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속도보다는 완벽에 우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