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입력 1995-12-01 00:00:00

▲한해를 마감하는 12월이다.요즘의 세상살이야 어차피 바쁘기 마련이지만 특히 이번 달은 망년회다연말결산 모임이다 하여 정주고 받기로 모두가 더더욱 분주할 터이다. 소주한잔으로 각박한 인생살이의 시름을 더는 연말 모임도 있을 것이요, 사람에따라서는 특급 호텔에서 흥청대는 호화판 망년회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연말이면 빈부에 관계없이 꼭 같이 챙기게 되는게 있으니 그 중 하나가아마 달력이 아닐까 한다. ▲물자가 귀하던 조선조때는 달력도 귀중품에 속했다.하선동력이라 하여 단오날에는 부채가 하사됐고 동짓날에는 달력이돌려졌던 것이다. 관상감에서 새해 달력을 만들어 진상하면 동문지보라는어새를 찍어 동짓날 모든 관원과 관청에 나누어 주었고 이를 받은 벼슬아치들은 고향의 친지와 산지기, 소작인들에게 골고루 분배했던 것이다. 소위 '끗발'이 있는 사람이거나 그 주변 인물이 아니고는 달력 하나도 갖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역사적으로는 신라때 인덕력, 백제는 원가력, 고려 선명력,조선시대는 시헌력이라는 명칭의태음태양력(음력)을 사용했고 현재의 태양력인 그레고리오역 사용을 시작한 것은 1896년 고종때 부터이다. ▲내년도달력 구하기가 크게 어려울 것이라 한다.달력의 광고효과가 별로인데다 경기침체, 종이값폭등까지 곁들여 기업들이 제작량을 크게 줄이기 때문이란것. 풍성한 달력 인심이 바로 호황기의 생생한 경기 지표였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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