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매일신문창간 50돌 기획시리즈-밀양강의 물고기

입력 1995-11-28 08:00:00

물고기는 물에서 서식하는 유일한 척추동물로 오랜 옛날부터 인간의 중요한 식량자원으로 또 오락의 대상으로 이용돼 왔을 뿐 아니라 민간신앙의 대상으로 종교적 의미를 지니기도 했다.최근에는 물고기를 대량 잡을 수 있는포획기술과 길러 잡는 양어기술이발달했고 또 어류를 이용한 수질오염경보장치까지 개발하려고 시도하는 등어류자원의 효율적인 이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밀양강은 영남의 알프스로 불리는 해발 1천2백40m인 가지산의 북쪽에서 발원, 경주시산내면을 감돌아 내려오는 동창천, 해발 1천83m인 비슬산의 동남쪽에서 발원하여 청도군을 지나 흐르는 청도천 및 가지산 남서쪽에서 발원,청도군을 지나 흐르는 청도천 및 가지산 남서쪽에서 밀양시단장면으로 흘러내려오는 단장천으로 이뤄져 있다.

이들 세 지류는 밀양시의 북쪽에서 합류하여 밀양시를 지난 후 남하해 삼랑진에서 낙동강으로 들어간다. 밀양강은 본류길이만 1백km가 넘는 낙동강에서는 비교적 큰 하천이다.

동창천 상류에는 이미 운문댐이 건설돼 많은 양의 물을 담고 있으며 단장천 상류에는 현재 밀양댐이 한창 건설중이다. 이들 댐은 대구와 밀양을 비롯한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식수를 공급하는 젖줄역할을 하고 있다.낙동강생태조사단의 어류팀(팀장 채병수박사)이 지난3월부터 8월까지 6개월 동안 밀양강의 24개 지점에 대해 어류실태를 조사한 결과 12과 28속 41종의 어류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결과 41종의 어류중 각시붕어, 줄납자루-L형, 줄납자루-S형, 칼납자루, 참중고기, 쉬리, 참몰개, 긴몰개, 모래주사, 돌마자, 낙동돌마자, 왕종개, 새코미꾸리, 수수미꾸리, 미유기, 자가사리, 꺽지, 동사리 등 18종의 한국특산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도천은 유수량이 적은 편은 아니지만 상류에서부터 농가와 논밭, 농공단지가 많으며 중류에 화양읍과 청도읍이 있어 생활하수 등으로 인한 오염부하량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오염물질이 유기물질이어서 오히려 어류의 종다양성에는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곳서는 2급수 어종도 많지만 피라미, 긴몰개, 붕어 등 3급수 어종이 많이 늘어나 상류 하천으로서는상당히 많은 9과 24속 31종의 어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동창천은 수량이 비교적 풍부해 운문사상류의 계곡에는 버들치와 자가사리만 살고 있는 1급수수질을 자랑하고 있다. 운문댐의 다른 지류의 하나인 경주시산내면대현리쪽은 상류에 비교적 오염원이 없는데도 2급수 상당의 수질을 보였다. 수수미꾸리, 꺽지, 갈겨니, 돌고기 등이 많았다.운문댐하류로 내려갈수록 3급수 어종인 긴몰개 등이 나타나고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2급수 수준을 유지하고있었다. 동창천에서는 6과 14속 19종의 어류가 채집됐다.

단장천은 유수량이 비교적 적은 하천으로 얼음골과 표충사에서 내려오는두 개의 지류에서 6과 9속 10종의 어류만이 채집됐다. 자가사리와 미유기,쉬리, 수수미꾸리 등 1, 2급수 서식어종이 8종으로 전체의 80%에 이른다. 단장천은 지류 전체가 2급수 이상의 수질을 유지하고 있는 보기 드문 하천인셈이다.

이들 3개 지류가 합류되는 밀양시활용동 부근에는 모두 24종이 서식하고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곳은 유수량이 많을 뿐 아니라 하천바닥이 자갈 모래 뻘 등이 잘 형성돼 있고 수초도 풍부해 어류가 서식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했으며 상류에서 다량의 유기물질이 유입돼 먹이조건이 아주 좋은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서부터 밀양시를 지나 삼랑진에 이르기까지는 종의수가 점차 감소,밀양시가곡동에서 20종, 삼랑진읍미전리에서 14종이 발견됐다. 어종도 3급수이하 수질에서 잘 사는 어류가 대부분이었다.

밀양시 하류의 2개 지역에서는 수입어종인 배스가 채집됐고 삼랑진읍미전리에서는 수입종인 황소개구리가 많이 발견돼 하천생태계를 파괴하고 있었다.

조사단의 채병수박사는 "밀양강의 어종은 각 지류에서는 상류에서 하류로갈수록 어종의 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또 세 지류가 합류하는지역에서 어종의 수가 가장 많아졌다가 하류로 갈수록 감소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도시에서 배출되는 폐수와 생활하수 등으로 하류의 물이 오염돼 맑은 물에 사는 어류가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채박사는 또 "수수미꾸리는 낙동강수계에서만 사는 어종으로 밀양강처럼하천 전체에 걸쳐 널리 서식하고 있는 것은 다른 하천서는 유례를 찾아보기힘든 현상"이라며 "밀양강이 낙동강수계에서는 그래도 오염이 덜됐고 주변의유명사찰과 뛰어난 산세 등 관광지로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어 위락시설 설치 등 개발로 파괴우려가 높은 만큼 수질보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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