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수가제' 내년 부분 도입-질병에따라 병원비 낸다

우리나라에서도 내년부터 일부 질병에 대해 포괄수가제를 실시할 예정이어서 이제도의 장단점을 두고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고있다.포괄수가제는 질병에 따라 입원환자를 분류한뒤 입원기간 동안 사용된 의료서비스양과 관계없이 병에 따라 미리 진료비가 매겨지는 제도다.현행의료수가는 진료행위에 따라 진료비가 청구되나 포괄수가제는 병에 미리 결정된 액수의 진료비가 정해져 있는것이다. 예를들어 정상분만환자 1인의 진료비는 실제 재원기간이나 약제 주사 및 검사종류와 횟수등의 진료내용에 관계없이 미리 진료비가 결정되는 방식이다.내년부터 포괄수가제를 실시하는 병은 아직 구체적으로 지정되어 있지 않으나 맹장염 백내장 분만비등 5개종목정도로 압축되고있고, 내년에 한해서는원하는 병원에만 실시할 계획이나 이제도가 실시될 경우 거의 모든 병원이이를 도입할것으로 알려지고있다.

포괄수가제의 장점은 진료한 질병의 종류에 따라 진료비가 미리 결정되므로 과잉 의료서비스를 방지할수있다는것이다.

또 의료기관의 자발적인 경영효율화의 노력을 기대할수있다는 이점도있다.포괄수가제를 실시할 경우 병원이 경영에서 이윤을 얻기위해서는 원가절감과운영효율성 향상에 노력 할수밖에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밖에 진료비 심사나 청구업무를 간소화 할수있다. 행위별수가제에서는의료기관은 진료내역 하나하나를 청구하고 보험자는 이를 심사해서 지급여부를 결정하나 포괄수가제를 실시할 경우 병명만 통보하면 이문제는 간단하게해결될수있고 보험자와 의료인간의 분쟁은 없어지게된다.

단점은 의료기관의 과도한 영리추구로 의료서비스 제공량이 적정선 아래로떨어져 질저하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환자 1인을 퇴원시켰을때 제공된 서비스의 양과 관계없이 건당 진료비가 지급되므로 의료기관들이 수익증대를 위해 환자를 조기 퇴원시키거나 적정수준에 못미치는 진료를 제공할수있다는것이다.

이밖에 진료과정중 많은 의료서비스를 사용할것으로 예측되는 환자들이 의료기관으로부터 기피당할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병건에 따라 진료비가정해져있어 새로운 진료를 해보기가 사실상 어려워 기술의 개발이나 임상연구분야에 장애가 될수있다는 문제가 있다.

특히 대학측은 이 제도가 임상연구분야에 장애가 될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있다. 결국 최소한의 진료를 요구하는 병원경영측면의 논리에 밀려 자칫기술개발이나 임상연구의 장애가 되지않을까 하는 점이다.

미국의 경우 1983년부터 노인대상 의료보험인 메디케어(Medicare)의 병원진료비가 포괄수가제로 적용됐고OECD, EEC와 같은 유럽의 국제기구들은 의료정보와 진료비 결정에포함되는 원가요소의 국제간 표준화란 측면에서 관심을 보이고있다. 〈김순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