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혹감속 총선 이해득실 저울질

입력 1995-11-25 08:00:00

5·18특별법제정에 관해 지역민자당의원들은 충격과 함께 각자의 출신과정치적 입지에 따라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있다. 특히 민정계의원들은 특별법제정자체에 따른 언급은 가능한한 회피하면서 정치권의 판도변화, 내년 총선에서의 이해득실등을 당혹감속에서 저울질해보는 모습이 역력했다.민주계인 윤영탁의원은 특별법제정과 관련,"대승적 견지에서는 차제에 모든것을 정리하고 새출발하는 것이 맞지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그러나 이런 방법의 해결이 어떻든 지역정치권에 적지않은 부담을 안겨준다는 측면에서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당내 민정계의원들의 적지않은동요와 관련해선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반발-탈당등으로 이어지는 것은국민이 용납키 어려울것"이라고 전망했다.김해석의원은 "5·18특별법제정내용이 처벌보다는 진상규명에 초점이 맞추어질 것으로 본다"며 "당내동요가 심하겠지만 분당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것"으로 내다봤다. 대구에 머물다 소식을 접했다는 그는 "대구-경북지역이상당한 충격을 받은것 같다"면서 사태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경북지역 의원들은 5·18특별법제정소식에 긍-부정도 않은채 특히 당내에서 5·18특별법제정 소식이 발표되기까지 김윤환대표가 소외된데 따른 일련의 과정들에 주목하는 모습이었다. 재선의 한 민정계의원은 특별법제정에 대해선 "깜짝 놀랄일""엄청난 일"이라고만 거듭 표현한뒤 "이번에 보니 허주(김대표의 아호)는 '로봇'으로 앉혀 놓았더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대구-경북신당 출현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렇게 배짱있는 사람이 있느냐"며 일축했다.

반면 도지부장인 박정수의원은 "김영삼대통령이 허주를 배려했을수도 있는것 아니냐"는 입장을 내놓았다. "5~6공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있는 김대표에게 그같은 사실을 미리 알리는 것이 얼마나 허주를 곤혹스럽게 만들겠느냐"는 것이다. 그는 이날 많은 의원들과 만나본 결과 "법제정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입장이 대부분이었다"면서 "다만 헌법재판소의 최종판결을 본후 그렇게 하더라도 늦지않았다는 견해도 일부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이같은조치가 5·17, 5·18관련자들에게 국한될뿐 5·6공과의 단절은 아니라고 본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승무의원은 "어떤 구도로 가고있는지 도무지 어리둥절하다"면서 사태의추이를 지켜봐야 뭔가를 알것 같다고 토로했다. 익명을 요구한 경북의 또다른 초선의원은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고 하더니…"라며 오락가락한 정부입장에 불만을 피력했다.그는 "정부가 5·18에 대해 이미 광주민주화운동으로 격을 갖춰줬고 피해보상도 이루어진만큼 역사의 평가에 맡기는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특별법제정과 관련 "현 비자금정국에 대한 국면전환이 일시 이루어질지모르나 대선자금논란까지 가라앉히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했다.

한편 율사출신인 박헌기의원은 법제정 논란과 관련해선 "가볍게 얘기할 성격이 아니다"면서도 "소급입법을 하자는 것은 아닐 것이고 공소시효의 적용시점문제가 주요 논점이 아니냐"고 말했다. 〈배홍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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