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씨 구속과 비자금 이원조씨 검찰 소환

입력 1995-11-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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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 사건과 관련, 5, 6공을 넘나들면서 '금융계의황제'로 불어왔던 이원조 전의원이 23일 오전 검찰에 소환됨에 따라 이 전의원에 대한 검찰의 조사내용 및 사법처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이 전의원의 경우 5, 6공 정치자금의 내막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인사인 만큼 이번 검찰조사 결과에 따라 92년 대선자금을 비롯, 지금까지 각종 의혹만증폭시켰던 정치자금의 흑막이 백일하에 드러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만큼 그의 조사내용과 그결과에 정치권을 비롯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쏠릴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게다가 이 전의원은 권력의 격동기마다 숱한 파문과 함께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랐으면서도 한번도 그 그물에 걸리지 않고 오뚝이 같은 생명력을 보였기 때문에 과연 이번에도 검찰의 예봉을 피해나갈 수 있을지 여부도 세인들의 관심거리다.

이 전의원은 지난 88년 5공비리 사건당시에도 국회청문회 증언대에 선 뒤검찰의 조사까지 받았으나 당초 예상을 완전히 뒤엎고 무혐의처리된 데다 문민정부가 들어서자마자 동화은행장 사건으로 다시 검찰수사의 도마위에 올랐으나 해외로 출국, 위기를 모면한 전력이 있다.

이번에도 노씨의 영장담당 판사에 의해 처음으로 검찰의 수사기록에 일부혐의사실이 포착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는 등 우여곡절 끝에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게됐다.

검찰은 이 전의원의 혐의사실이 언론에 공개되기 직전까지도 계속해서 이전의원의 소환조사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아직 수사선상에 오르지않았다"며 이전의원에 대한 수사에는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지금까지 검찰수사결과 드러난 이 전의원의 혐의부분은 동국제강 장상태회장으로부터 30억원의 돈을 받아 이를 노씨에게 전달해 줬다는 것이 전부.따라서 이 전의원에 대한 1차 조사내용은 동국제강 장회장과 마찬가지로이 전의원을 통해 노씨에게 건네진돈의 규모와 그 경위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전의원에 대한 검찰의 조사는 무엇보다도 지난 92년 대선당시선거자금의 조성및 배분 등을 비롯, 6공당시 정치자금 흐름부분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물론 이전의원에 대한 조사도 노씨 비자금의 조성경위에 초점이 맞춰지겠지만 항간의 의혹으로 등장한 대선자금 유입부분에 대한조사도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까지 검찰조사에 응했던 이 전의원의 태도에 비춰, 검찰이 여.야에 흘러들어간 자금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계좌추적 결과등 확실한 물증을 들이대지않는한 이 전의원으로부터 별 신통한 진술을 들을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게 검찰주변의 관측이다.

이와함께 검찰은 지금까지 수차례에 걸쳐 '노씨의 비자금 가운데 대선자금으로 유입된 부분'에 대해서만 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못박는 등 수사의 범위를 명확히 하고있는 만큼 5, 6공 당시의 전반적인 정치자금에 대한 조사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이 전의원은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당시 안영모 전동화은행장으로부터2억3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사실이 확인된데다 6공초기 거의 모든 은행장 인사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만큼 이같은 개인비리에대해서도 집중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이 부분으로 인해 사법처리될 공산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아무튼 이 전의원에 대한 검찰의 소환조사는 노씨의 구속이후 이번 사건의최대 하이라이트가 될 것으로 보이며 조사결과에 따라서는 향후 정국에 엄청난 파문까지도 예상되고 있어 주목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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