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 당명변경 배경과 전망

입력 1995-11-23 00:00:00

노태우전대통령의 비자금파문에 대한 김영삼대통령의 구각깨기가 본격화됐다. 그동안 김대통령의 정국해법이 주목받고 있었던 가운데 일단 첫조치로서당명변경이 결정됐다. 사실상 '제2의 창당'을 선언한 셈이다.김대통령은 이번 당명개정을 통해 당이미지를 쇄신하고 구시대정치행태를청산하며 더나아가 새로운 정치창출의 효과를 노린것으로 풀이되고 있다.정치권에서는 김대통령의 결단을 국면전환의 첫신호탄으로 간주하면서 후속조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단순한 당명개칭이상으로 지도체제를 포함한 조직개편은 물론 대폭적인 인적물갈이시도로 연결되지않겠느냐는 관측이 대두되고있다.우선 김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3당통합의 잔재를 말끔히 청산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노전대통령의 흔적을 씻어버리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사실3당통합의 3주역중 한사람은 구속되고 한사람은 딴살림을 차리는등이제 3당통합지속의 의미는 사라졌다.

또 당명개정에 대한 민자당내 민정계의 반응이 의외로 수긍하는 태도를 보인점도 주목된다. 분명히 지난번의 당명개정소동때와는 판이한 모습이다. 그만큼 노전대통령비자금사건이 민정계등 구여권세력에 던져준 충격은 심대했다는 반증이다.

여권핵심부나 청와대측은 이번 당명개칭작업이노전대통령과의 단절이지5,6공과의 단절이 아니라는 견해를 보이면서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민자당=노태우당'이라는 부정적이미지를 제거하겠다는 뜻이라는 것이다.김대통령이 당명개정이라는 고단위처방을 사용한것은 예사롭지않다는 것은공통된 인식이다. 물론 그만큼 현재의 상황이 위기적국면이라는 얘기이다.향후전망에 대해서는 크게 엇갈리고 있는 실정이다. 외형상으로는 가장 관심의 촛점이 되고 있는 김윤환대표의 경질문제등 지도체제개편은 없는 듯하다. 이원종청와대정무수석도 "김대표가 당명개정을 먼저 건의했다"고 말했고김대표자신도"지도체제개편은 없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이에비해 민주계일각은 다른 생각이다. 이들은 "당명이 바뀌는 마당에 지도체제개편등 내부개혁도 있을 것"이라며 당의 대폭적인 쇄신쪽으로 내다보고 있다.

민정계의원들도 "설마 김대표체제가 바뀌겠느냐"며 자위하면서도 지도체제개편의 가능성과 특히 김영삼대통령당으로의 전환을 우려하고 있는 모습을보이고있다.

이문제는 좀더 두고보아야 할것이지만 아직까지는 전자에 무게가 실린 인상이다. 지도체제개편은 당내소용돌이의 요인이 될수 있어 김대통령도 결단을 내리기는 어렵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이번 당명개정을 총선전략적차원에서 접근하고있다. 오명의 초대총재의 족적이 남아있는 당간판으로서는 총선을 치를수 없다는 이유다. 이런점에서 총선과정에서의 대폭물갈이가 충분히예견될수 있다.

한편 당내에서는 이번 조치는 정계개편보다는 당개혁과 법적,제도적개혁으로 방향전환했음을 시사했다는 시각이 더 많다. 그런점에서 통합선거법,정치자금법개정등과 정당구조,운영의 획기적변화도 예상할수 있다. 다만 아직도중,대선거구제 개정의지에 대한 미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의 추진작업시도도 눈을 뗄수 없다. 조만간 있을 지역구간의 인구편차에 대한 위헌여부판정을 내릴 헌법재판소의태도가 선거구제개정의 기폭제가 될 것이란 추측이다.

야당에서 일제히 당명개정결정에 대해 "현정국을 속이기위한 것"이라며 대선자금공개를 거듭촉구하는등 민자당의 새옷입기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DJ와 JP를 겨냥한 정치권전체의 변화시도도 있지않겠느냐며 긴장감을 늦추지않고있기도 하다.

어쨌든 정가는 김대통령의 이번 당명개정으로 명실상부 3김체제의 모양새를 갖추었다고 3김간의 본격대결양상을 주시하면서 김대통령의 후속조치의내용에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