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권은 과연 과거 공산주의로 복귀할 것인가. 19일 실시된 폴란드대통령선거에서 공산주의자 출신의 알렉산데르 크바스니에프스키가 공산시절 반체제운동의 상징이었던 레흐 바웬사 대통령을 물리침에 따라 폴란드 정권이 구공산주의로 치달을 것인지, 다른동구권 국가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공산당 후신인 민주좌파동맹(SLD)을 이끌고 있는 크바스니에프스키의 대통령 당선은 이미 지난 93년 총선에서 승리한 SLD가 이제 의회뿐 아니라 행정부까지 장악하게 된 것을 의미한다. 80년대말 동구권을 휩쓴 공산정권의 붕괴바람을 무색케 하는 공산세력의 재등장 신드롬이 폴란드에서도 그대로 재연된 것이다.
동구권의 구공산주의 바람은 이미 지난 92년 11월 리투아니아선거나 지난해 5월 헝가리 총선에서 공산계열 정당들이 압승한데서 잘 나타난다. 지난주에 실시된 불가리아 시장선거에서는 공산당 후신인 불가리아사회당(BSP)이전체의 66%가 넘는 당선율을 보이는 승리를 거뒀다. 이미 2년전 의회를 장악했던 BSP는 97년 실시될 예정인 대통령선거를 조기 실시하자고 요구하면서과거 공산정권에 대한 저항운동을 펼쳤던 젤류 젤레프 현대통령을 압박하고있다.
이같은 좌파의 도전은구소련의 몰락으로 동구자유화의 물꼬를 텄던 러시아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오는 12월 하원선거에서 공산당, 농민당 등 좌파가3분의 2정도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전문가들은 동구권의 좌파 열풍은 공산정권이 몰락한후 계속되고 있는 정치·경제적 혼란에 염증을 느낀 주민들의 옛 체제에 대한 동경과 보수화 경향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현상이민주화과정에서 발생할수 있는 일시적 좌절감의 표현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대다수 국민들은 공산정권의 붕괴이후 자유의소중함을 잘 알고 있으며, 좌파 재등장의 구실을제공한 경제 불안도 점차나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자유노조'의 상징인 바웬사를 패배시킨 폴란드 대선 결과는 크바스니에프스키의 실용주의정책 노선이 국민들의 공산주의 부활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김영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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