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냉정을 되찾을 때…***부끄럽고 식상한 일
노전대통령이 구속되던 다음날모 일간지에 이색적인 기사두건이 실려 눈길을 끌었다.
하나는 지난 87년 노태우씨가 6·29선언을 하자 '오늘같이 기쁜날 차값은무료'라고 써붙여 화제를 모았던 서울 소공동 모다방 여주인.또 하나는 전직대통령이 구속되자 '이제야 법앞에 평등이 구현된 기쁜날'이라며 무료로 칼국수를 제공한 청주시 모음식점에 관한 기사였다.역사의 아이러니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한 단면이었다.
전직대통령의 구속.
우리는 헌정사상 전무한 이 기막힌 사건, 외국인들에게 얼굴도 들수 없는이 부끄러운 사건을 두고 너무 흥분해 있지 않은가?
그리고 반성할 생각들은 않고 너무 돌팔매질만 하고 있지나 않은가?서울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노씨의 수감생활을 보는 국민들은 침울하다.아무리 전직대통령이라지만 보통사람으로서는 상상조차못할 천문학적인뇌물을 챙긴 노씨자신이야 범죄자로서 구속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우리가 뽑았던 전직대통령이 구속됐는데 기뻐 잔칫상을 벌여야 하다니.더구나 한솥밥을 먹었던 많은 정치인, 심지어 측근들까지 노씨에게 돌을던진다는 것은 더 부끄럽고 식상한 일이다.
노씨의 부정축재는 노씨 혼자만의 사건은 분명 아니다.
30년간 이 나라를 강권통치하면서 국민의 입과 귀를 틀어막고 힘으로 경제를 주무른 부패된 통치세력 전체의 표출이다.
*국민뒷전인 정치권
3공이나 5공시절에도 그 같은 뇌물은 분명 있었을 것이고 그 부패의 핵심에서 일한 사람들이 아직도 버젓이 정치를 논하고 노씨의 비리를 질타하고있으니 꼴불견이 아닐 수 없다.
김수환추기경의 "옛날에는 양심이라도 남아 있어 죄지은 자에게 돌을 던질수 없었지만 지금은 자기죄를 가리기 위해 더 돌을 던진다"는 말씀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엄밀히 말해 노씨에게 돌을 던질 자격이 있는 사람은 지금까지 권력과 금력에 당하고만 살아온 선량한 국민들 뿐이다.
이들은 이번 사건으로삶의 지표를 잃었다."도대체뭣 때문에 사는지…"불신의 차원을 넘어서 허탈감에 일손을 놓고 있다. 어린이들에게 산산이 깨어진 '대통령 꿈'을 어떻게 설명한단 말인가.
노씨 구속사건으로 죽어나는 것은 중소기업이요, 국민들이다.어음부도율이 최근 3년만에 최고치에 이르고 시중에는 설렁탕집도 장사가잘 안된다고 한다.
정치판이 이러니 외국바이어들이 올리 없고 경기는 급락했다.사채시장도 꽁꽁 얼어붙었고 금융기관은 몸을 사려 웬만한 신용으론 대출은 어림도 없다.
경제계는 자금수요가 많은 연말과 내년 1월~3월사이 최악의 부도사태를 맞을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나 정치인들은 이같은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비자금을 둘러싼 '상대죽이기'에만 혈안이다.
이제 정부나 국민모두 냉정을 되찾을 때다.
차제에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 공직자의 권력 남용을 막을 법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미국이 국회의원들에게 선물과 향응을 받지 못하도록 윤리법안을 마련했듯이 우리도 정치인윤리법을 제정해야 할 것이다.
*삶의 지표 되찾아야
그래서 사회 어느구석에도 비자금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하는게 국민바람이다.
또 정부는 무엇보다 급격하게 추락하고 있는 우리 경제를 살리지 않으면안된다.
국가공신력을 회복하고 기업이 살며 국민이 다시 활기를 되찾는 일은 이제정부의 몫이다.
오늘도 몇억원이 아니라 단 몇만원을 벌기 위해 땀흘려 일하는 많은 국민들에게 다시는 삶의 의욕을 꺾게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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