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음해성폭로 그만하라

입력 1995-11-22 00:00:00

노태우씨 부정축재파문은 노씨의 친인척, 측근등에 국한된 문제만은 아니다. 노씨로부터 직접 검은 돈을 받았든, 받지않았든, 합법적 방식으로 조성된 정치자금이외의 정치자금을 사용했거나, 정치자금을 빌미로 축재한 모든정치인의 총체적 반성과 자숙을 요구하는 사안이다. 따라서 노씨 축재와 관련한 정치자금문제는 여야기성정치권 모두가 쉽사리 결백을 주장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이미 김대중 국민회의총재는 20억원 수수를 시인한바 있고 민자당도 직접받은 사실이 없다고만 밝혀 완전 부인은 않고있다. 또 자민련도 김종필총재계좌에서 발견된 거액의자금에대한 의문은 소명되지않은채 있고 노씨 재임시의 실세측근들은 고위당직을 맡아 자신들의 과거에대해선 일체 함구하고있다. 그래서 노씨 부정자금정치권 유입문제에 대해선 여야를 막론하고 먼저자숙하고 반성하는 태도로 국민의 의혹을 진실되게 풀어준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바 있다.

그렇지 않고 서로가 증거도 제시않으면서 폭로와 비난전을 펴는 것은 사건의 본질을 흐리게하고 정치권의 책임을 호도·전가하려는 의도로 볼수밖에없다는 점을 지적한바 있다. 노씨자금 정치권 유입문제를 밝히는 순리적 방법은 검찰의 엄정한 수사와 정치권 스스로의 양심선언적 고백, 상대당이나제3자의 명백한 거증폭로등 3가지를 들 수 있다.이같은 원칙에 비추어 민자, 국민회의, 자민련등 노씨 자금관련 3당의 계속되는 폭로·비난전은 표현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만 다를 뿐 실체적 진실과는 여전히 거리가먼 것이다. 이는 기성정치권이 국민을 기만하는 태도를 가진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아 불쾌감과 환멸을 감출수 없다.

특히 정국을 주도할 책임과 함께 수사권과 정보권을 가진 여권의 자세는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강삼재당사무총장은 김대중국민회의 총재가 노씨로부터 20억원을 받은 것 외에 추가로 더 많은 돈을 받았다는 설을 제기했다가이번엔 증거나 단서가 있는 것 같은 발언을 하고 나섰다. 강총장의 설제기에대해 여당 사무총장의 입장에서 설만으로 정치공세를 취하는 것은 책임있는태도가 아님을 언급한 바 있다. 그렇지만 이번처럼 증거가 있는 것 같이 주장한다고 해서 그같은 책임을 면하는 것은 아니다. 여당 사무총장이라면 명백한 증거를 제시하고 상대당의 책임을 거론해야 할 것이다. 여당이 설이나설과 유사한 내용으로 폭로전을 끌어간다면 여당에 대한 국민불신은 말할 것도 없고 대안없는 정국혼돈을 자초할 것이다.

김대중총재 또한 노씨 자금문제에 대한 태도는적반하장의 느낌을 준다.20억원을 받은데 대한 자신의 책임문제는 덮어둔채 김영삼대통령 정치자금문제에만 매달리는 것은 경우에 맞지 않다. 그리고 김대통령이 노씨로부터 3천억원을 받았다는 주장을 편다면 이 또한 분명한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 옳다.증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자신의 잘못을 묻기 위한 음해성 방어로 보일 것이다. 여야는 책임있는 주장으로 반성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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