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중기 자금결재 "종전대로"

입력 1995-11-21 08:00:00

비자금 한파로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권유와는 달리 대기업들의 중소기업 자금결제 관행이 여전히 장기어음결제거나 현금결제일 경우 정상가보다 현저히 낮아 중소기업들은 "말 뿐인 중소기업지원보다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특히 이같은 관행은 대구의 주력인 섬유 건설 유통업등에서 심해 이들 업종과 연관된 대기업과 거래하는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ㅈ업체에 건자재를 납품하는 ㄱ사의 경우 1천2백만원의 결제대금으로 6개월짜리 어음을 받았다며 할인도 거의 불가능, 경영상태가 엉망인 형편이다.구미공단 가전업체에 전자부품을 납품하는 성서공단 ㅅ사는 "원청업체가우리나라 재벌급에 속하는 업체지만 4개월만기 어음지급 방식을 고치지 않고있다"며 동종업계가 모두 비슷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가장 경기가 좋은 것으로 평가되는 자동차부품업체들도 자동차메이커들로부터 현금이 아닌 2개월짜리 어음을 받고 있다.

국내 굴지의 모재벌그룹의 경우 대금결제방식을 현금결제로 바꾸면서 당초보다 최소한 20%이상 싼 값으로 계약할 것을 하청업체들에게 강요하고 있다.지역 대형 유통업체들도 납품업체들에게 빨라야 3개월짜리 어음을 발행하고있다.

성서공단 기계부품업체 대표 김모씨(43)는 "3개월짜리 어음은 예사며 현금을 줄 경우 원래 계약가격대로 주는 대기업들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경산 자인공단 ㅎ사 이모사장(46)은 "비자금파동으로 사채금리가 폭등한마당에 대기업들의 결제관행은 전혀 고쳐지지 않았다"며 "정부가 이런 부분까지 파악, 중소기업들의 고충을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최정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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