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위해 왕위버렸던 윈저공 "복위 음모 꾸몄다"

입력 1995-11-21 08:00:00

사랑때문에 왕위를 버렸던 영국의 국왕이 독일과 협력해 조국을 배반하려했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11월 중순께 방영예정인영국의 민간TV 방송 '채널4'의 폭로프로그램 '배신자 왕'이 미국의 이혼녀심프슨과 결혼하기 위해 왕위를 동생에게 물려주고 하야했던 에드워드 8세의2차대전중 처신을 정면으로 다룰 것으로 보도되어 큰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채널 4'와 함께 이 특종을 보도한 '옵서버'지에 따르면 에드워드 8세는퇴위후 조용한 말년을 보냈다는 통설과는 달리 다시 왕이 되기를 꿈꿨다는것.1936년 결혼을 위해 왕관을 벗은 에드워드8세는 윈저공의 칭호를 받고 심프슨과 프랑스에서 새 생활을 시작했었다. 2차대전이 발발하고 파리가 나치점령하에 떨어지자 당시 영국의 처칠 내각은 서둘러 윈저공의 가족들을 스페인을 거쳐 포르투갈의 리스본으로 보냈다. 형식적으로 중립국이었지만 사실상 친독일적 성향을 보인 포르투갈의 살리자르 정권은 리스본에 주재하던 독일 대사관을 통해 윈저공이 독일측과 만나도록 허용했다고 한다.최근 비밀 해제된 포르투갈의 과거 비밀 경찰 PVDE의 극비문서에 따르면윈저공은 독일측 공작원및 독일대사와 만났을 뿐 아니라 그들의 음모에 적극가담하여 전쟁 수행중이던 처칠내각과 조지 6세 국왕을 타도하고 다시 영국왕으로 복귀하려 했다는 것이다.

대중들의 기억속에 낭만적인 모습으로 남아있는 에드워드 8세의 이같은 행동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충격적인 것이 사실이다.

만일 이 주장이 사실로 판명된다면 언제나 국민들 속에서 나라를 위하여헌신하는 모습으로 비쳐온 영국왕실의 이미지가 먹칠되는 되는 것은 물론이고 역사도 다시 씌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윈저공이 독일측 인사들과 접촉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한처칠은 리스본주재 영국대사를 통해 윈저공에게 압력을 가해 포르투갈을 떠나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런던이 독일군의 공습으로불바다가 되고 있는 와중에 독일인들과 어울려 리스본에서 골프를 즐기고 있는 전왕의 사진이 보도된다면 국민들의 사기가 극도로 떨어질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었다. 처칠은 아무 권한도 없는 바하마 제도의 총독자리를 윈저공에게 제공하면서 미국배를 타고 하루바삐 바하마로 떠나지 않으면 본국으로소환하겠다는 경고조의 명령을 하여 결국 윈저공의 결심을 받아냈었다고 '옵저버'는 전하고 있다. 포르투갈의 극비문서 해제와는 달리 영국쪽의 윈저공관련문서는 여전히 공식 기밀로 분류되어 있다. 게다가 왕실측은 현 엘리자베스 여왕의 큰아버지인윈저공의 이같은 배신사실을 지금까지 덮어둔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옥스퍼드·권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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