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들과 함께 가끔 고향에 가서 밤을 지내고 올 때가 있다. 별들이 초롱초롱한 시골의 밤 하늘을 올려다보면 온 정신이 맑아 온다. 내 존재의 향기로운 근원인 탓일까. 영감이라도 얻을 듯 깊어가는 가을 밤길을 서성이다 보면 문득 놀라기도 한다.그 길에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너무도 조용하고 적막한 시골의 밤길은 도시의 밤길과는 대조적이다. 인위적인불빛으로 현란한, 그리고 온갖 내음과 형상으로 넘실대는 젊음들이 있는….도시는 인간생활에 많은 편리한 점을 제공해 주는 장점들도 있지만 어느덧도시는 인간생존에 결정적인 위협인 범죄와 심각한 교통의 문제를 낳고 있다. 이 문제는 우리 삶의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계속 쌓여 갈것이라고 미래를 걱정하는 이들은 예견한다. 모순이 자꾸 쌓이면 새로운 길이 열린다고 하는데 우리의 도시가 걸어야 할 새로운 길은 과연 무엇일까.사람이 모여 삶으로 사랑과 인정이 더욱 깊어지고, 진정 사람 사는 맛이 새록새록 솟아나게 하는 것은 어떻게 가능할까.밀려오는 암담한 생각이 지워지지 않아 문제를 방관하게 되기도 한다. 지구상의 수많은 도시는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인구와 산업화에 의해 점점 서로 닮아가고 끝내는 모두 비슷하게 되려는 경향을 갖는다. 그리고 문화의 생성과 변화 역시도 대부분 도시를 중심으로 일어난다. 여기서 하나의 의문이생겨난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도시와 여기에 모여 사는 사람들의 욕망충족불변의 소비구조 속에서 과연 바람직한 예술과 문화가 생산될 수 있는가?더욱이 농경사회를 기반으로 발달해 온 한국인의 전통문화가 오늘날 개인주의적 생활방식과 어떻게 지속적으로 연관을 맺을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그런데 이런 어려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신속히 내려 주는 어떤 두뇌가 있었으면, 또는 순식간에 정답을 찾아주는 신묘한 컴퓨터 따위가 있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이 우리의 습관이 되어가고 있음에 또한번 흠칫놀란다.〈돈보스꼬예술학교 조교수·국악〉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