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한일 공동개최 어떨까

입력 1995-11-18 08:00:00

한.일친선프로야구전, 한국 선발팀과 일본선발팀 간의 경기가 일본 전역에서 여섯차례 열렸다. 그중 첫 경기가 지난 3일에 도쿄에서 약 4만의 관객이모인 가운데 개막됐다.이날 경기를 지켜본 나는 '한국 이겨라'는 응원단의 외침속에서 양국간에얽힌 과거사 외에도 월드컵 유치와 연관하여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이날 현장에는 월드컵 유치 카드섹션도 있었기 때문이다.지금 두 나라 모두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축구열기가 대단한 가운데'2002년 월드컵 유치'를 놓고 한치의 양보도 없이 또 한번의 승패를 가리지않으면 안된다. 두 나라중 어디로 결정된다 하더라도 패자가 갖는 응어리와불신의 골은 깊어져 갈것이 명백하다고 본다. 국제축구연맹의 월드컵 조사단이 한국 방문에 이어 일본 시찰을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양국 모두 개최준비에 문제가 없으며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발표했다.그러나 지금은 한.일합방조약과 관련한 일본 총리의 합법 발언, 식민지 지배를 미화한 어느 대신의 발언, 대북 쌀지원과 관련한 후유증 등 양국 관계가 매끄럽지 못한 상황에 있다.

이러한 현실 상황하에서 나는 첫날 무승부로 끝난 한.일친선프로야구 경기의 관람을 마치고 이렇게 생각해 보았다.

스포츠 대회의 의의가 친선과 우호, 협조와 화합의 마당을 만드는데 있다면, 한.일간의 내일을 위하여 기왕에 양국의 정치인 사이에 논의되고, 한.일포럼에서 양국 학자 간에 제안된 바 있는 월드컵 공동개최에 관해 이들이 앞장서서 기사회생의 지혜를 모아 같은 목표로 함께 치르는 협조의 분위기를만들어 줄 수는 없는가, 그러면 이 문제가 양국간에 또 하나의 대립의 요인이 된다던가 국민감정을 손상시키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며, 여러가지로 얽혀있는 양국간의 문제를 누그러뜨리는데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김주일(주일 한국대사관 경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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