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금이 난장판국회 될땐가

입력 1995-11-18 00:00:00

노태우씨의 구속으로 국민들 사이에 정치지도자에 대한 수치와 실망이 극도에 이르고 있는 판에 국회본회의에서 보인 여야국회의원들의 추태와 국회공전사태는 정치권에 참기 어려운 환멸을 느끼게한다. 16·17 이틀간 국회는4분발언제도의 취지를 무시한채 노씨의 검은 돈으로부터의 결백을 주장하기위해 여야가 욕설과 야유, 고함등으로 노씨사건 못잖은 부끄러운 국회상을보여준 것이다.구속된 노씨도 이미 이같은 정치권의 흙탕물싸움을 의식하고 이를 틈탄 자신의 구명도생방법을 계산한듯 정치인의 불신과 갈등을 자기혼자 안고간다는국민에게 염치없는 말을남겼다. 노씨가 대선자금문제를 포함한 정치자금부분을 밝히지 않겠다는 뜻을 비춘것을 기화로 정치권은 서로 목소리만 높여상대를 공격하기만하면 국민이 결백성을 인정해줄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느낌이다.

그렇지 않다면 여야가 의도하든 않든 과거 의혹사건때마다 국정조사권발동문제를 두고 격돌과 국회중단등으로 사건을 흐지부지 넘겨버린 전철을 밟으려는 낌새를 엿보게한다. 이같이 노씨문제에 대한 여야의 부도덕하고 비이성적 대처방식으로 14대 마지막 국회를 어물어물 넘긴다면 이번만은 기성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 준엄할 것임을 알아야한다. 또한 노씨 축재자금정치권 유입에 대해 정치권의 자숙과 반성없이 파장국회를 틈타 가당찮은 면책을 노린 당략적 술수로 일관한다면 그 결과는 노씨범죄의 부도덕성속에 여야가 함몰될 것임을 알아야 한다.

민생문제를 외면하고 국회공전까지 가볍게 여기는 여야의원들에게 당부코자 하는것은 자신들이 국민의 대표란 사실을 되돌아보고 비리전직대통령 구속이란 엄청난 역사적 사실의 의미를 깊이 새겨보란 것이다. 아무리 14대국회가 머잖아 끝나고 다음 선거의 출마와 관련한 당지도부와의 이해관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주권자인 국민의 마음을 바로 읽는 것이다.민심을 직시하지 못하면 선거에서 당선도 어렵겠지만 당선된다해도 노씨와같이 국민 기대를 저버리고 범죄의 길에 들어서는 전철을 밟지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이번 국회는 파장국회지만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국회다. 일상적 사안의처리도 그렇지만 노씨사건의 국회차원처리도 매우 중요하다. 여야의원들은노씨부정문제를 다룸에 있어 자기정파와 당지도부라해서 무조건 옹호하고 편드는 자세를 버리고 국민편에 서서 엄정하고 객관적 태도를 지켜야할 것이다.

증거제시도 않은채 설만으로 서로를 공격하는 것은 유치한 수준의 말싸움이라할 수 밖에 없다. 또 증거를 내놓지않으면서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는 투의 엄포용 말싸움도 치졸하기 짝이 없다. 서로가 객관적 증거를 토대로 노씨부정에 대한 국회차원의진실규명을 해나가고 부수된 사안도 차분히 챙겨야할 것이다.

여야는 마지막 국회의 책무를 깊이 깨닫고 심기일전하기 바란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