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푸른나무(270)-제9장 죽은 자와 산 자 ⑮

입력 1995-11-17 08:00:00

"짱구, 내 말 잘 들어" 쌍침형이 무겁게 말문을 연다. "치타를 뽀갤 때,너가 나서지 않았음 좋겠다. 박호 그놈을 내세워. 너가 아우라지로 피신을한대도 일년 넘어 숨어 있어야 할 거야. 만약 잡힌다면, 넌 이제 십년이다.십년은 좋게 썩어야 해. 그럼 항구에서 올라온 식구래야 마두와 나밖에 안남아. 너들 호텔에 다 넣어버리구 내가 무슨 낙으로 거리를 활보해. 그동안내가 이 바닥에 있다는 보장도 없어"쌍침형의 목소리가 축 처진다. 담배를 깊게 빨아 연기를 내뿜는다."형님, 왜 그렇게 마음이 약해져요. 그 일에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제게도 생각이 있으니깐요. 형님은 보고만 계슈"

짱구가 말한다.

"불곰성과는 얘기가 텄어. 치타작전에 반대야. 만약 일내면 여기서 뜨래.그냥 뜨라는게 아니겠지. 손을 보겠다는 것쯤 왜 몰라. 그러나 내가 말했어.뜨겠다구. 뒤돌아 보지 않고 항구로 내려가겠다구. 이판새판인데 고개 꺾을순 없잖아. 짱구, 너 생각은 어때?"

"형님 말씀 맞아요. 갈 데까지 가보는 거죠. 시아게(마무리)를 깨끗이 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어요. 어쨌든 내일부터 출동할래요. 2조한테 오토바이 두 대 내주고, 전 승용차로 뛸게요. 치타야 소재 확인도 필요없으니 기회만 잡으면 되구, 꼬마를 집어낼게요. 그놈은 정말 내가 해치워도 해치울께요"

짱구의 자신에 넘친 말이다. 나는 아까부터 떨고 있다. 마주 쥔 두 손이풍맞은 듯 떨린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내일 아침 호텔 면회나 가. 사고내기 전에 걔들 얼굴이 보고 싶어. 날씨도 추워질건데 옷도 차입하구"

"마두도 데리고 가요. 키요가 마두 보고 싶데요"

"앤 주민증도 없잖아"

"다른 녀석 것 빌리죠 뭐. 얼굴 대조 안할 적도 있던데"

"그럼 그렇게 하지" 쌍침형이 재털이에 담배를 부벼 끈다. 자리에서 일어선다. 짱구에게말한다. "나 호텔 일식부에 있을게. 찡오성 만나기로 했어애들하고 얘기 더 깊게 나누고, 거기로 와"

"성님, 조심해요"

짱구가 말한다. 쌍침형이 홀로 나간다. 홀에는 가라오케 노래가 시끄럽다."성, 정말 치타 뽀개는 거야?"

내가 짱구에게 묻는다.

"넌 여지껏 무슨 말 들었니?"

"내가 꼬마 찾는 거야?"

"그래, 넌 꼬마를 람보한테 찍어만 줘. 람보가 해치울테니깐. 너무 걱정마. 일이 잘 될거야"

짱구가 내 어깨를 가볍게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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