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푸른나무(268)-제9장 죽은 자와 산 자 ⑬

입력 1995-11-15 08:00:00

드디어 나는 치타 새끼 셋을 목격한다. 권총을본 며칠 뒤다. 그 권총은찡오형이 부산에서 사왔다는 말을 들었다. 러시아인들이 밀매를 한다고 했다. 부산에는 러시아 화물선이 들어온다고 깡태가 말했다.경희가 내게 심부름을 시킨다. 오마샤리프 두 포를 사오라고 한다. 나는한길로 나온다.어스름이 내리고 있다. 바람이 차갑다. 플라타너스 낙엽이지고 있다. 나는 담배 점포로 가기 위해 한길을 건넌다. 그때, 나는 얼핏 말대가리를 본다. 분명 다리에서 내게 각목을 휘두르던 녀석이다. 그가 커피점으로 들어간다. 경주씨가 나를 기다리던 커피점이다. 나는 커피점 유리벽 귀퉁이에 붙어 선다. 커피점 안을 살핀다. 입구 자리에 운동모쓴 꼬마와 상고머리가 앉아 있다. 상고머리는 등을 보이고 있다. 그들을 보자, 나는 숨을제대로 쉴 수가 없다. 심장이 연방 방아를 찧는다. 나는 그 길로 지하업소로뛰어간다. 숨을 몰아 쉬며 단란주점으로 들어선다. 홀에는 아직도 손님이 없다. 경희는 카운터 앞에 앉아 화장을 하고 있다. 1번 룸에는 호스티스들의웃음소리가 들린다.

"넙치, 여 여기 와봐"

나는 텔레비전을 보는 넙치를 본다. 나는 주방으로 들어간다. 넙치가 따라들어온다.

"봤어. 커 커피점에 왔어"

"뭐가 왔다는 거야?"

운신댁이 내게 묻는다. 오이를 씻고 있다.

"치타 새끼 봤어"

"성, 정말이요?"

넙치가 놀란다.

넙치가 재빨리 홀로 나간다. 카운터의 송수화기를 집어든다.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신호가 갈 동안 그는 내게, 가서 망을 보라고 말한다. 경희가 담배포 사왔냐고 내게 묻는다. 나는 담배 사오는 걸 깜박 잊었다. 나는 밖으로달려 나간다. 한길을 건넌다. 커피점 앞으로 간다. 유리벽 안을 들여다 본다. 다리가 떨린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 사이 상고머리는 없어졌다. 꼬마와 말대가리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다, 넙치가 내 옆에 붙어 선다."저 치들이야. 꼬마와 상고머리"

내가 말한다.

"운동모? 저게 그 유명한 꼬마?"

"그래, 꼬마. 쌍침성한테 칼질했어"

꼬마가 일어선다. 넙치와 나는 얼른 유리벽을 떠난다. 꼬마와 상고머리가커피점에서 나온다. 주위를 살핀다. 우리는 정류장 옆에 돌아 서 있다. 커피점 앞에 승용차가 있다. 검정 차다. 꼬마가 운전석에 오른다. 상고머리가 그옆자리에 탄다. 차는 곧 떠난다.

짱구가 택시에서 내리기는 한참 뒤다. 박호와 메기가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나기는 그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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