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전면전이 무엇인가

입력 1995-11-14 00:00:00

노태우씨의 부정축재혐의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서 노씨의축재자금수수와 관련한 여야의 정치적 공방이 장외전면전으로까지 확대되고있는 모양은 혐오감을 줄만큼 딱하다. 이미 민자, 국민회의, 민주, 자민련등4당은 노씨축재자금의 정치권유입문제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밝힌바 있었으나 김영삼대통령, 김대중, 김종필총재의 정치자금관련부분은 여전히 많은 의문을 남기고 있다. 이 때문에 노씨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노씨개인의 부정축재뿐아니라 그 돈의 정치권유입문제에 대해서도 철저히 밝혀야 한다는게 국민의 한결같은 여론이었다.그럼에도 검찰은 아직 이 문제에 대한 수사방침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고 13일 국회에서 안우만법무장관이 뒤늦게 92대선자금지원문제를 수사지시하겠다고 말하고 있을 정도로 노씨자금의 정치권유입사실 규명은 불투명하다. 때문에 이같은 정치자금문제로 정치권의 책임전가식 발뺌 정쟁이 시작될무렵 여야가 서로 목청만 높여 공격한다고 결백이 입증될 수 없음을 지적한바 있다. 정치권의 관련 당사가 모두가 국민앞에 자숙반성하기보다 추악한발뺌 싸움에 빠져들고 있는 것은 오히려 국민을 우롱하는 불쾌한 처사로 보이고 있음을 토로한바 있다. 따라서 노씨는 물론 정치권의 당사자는 먼저 이문제와 관련, 한점 의혹이 남지 않도록 모든것을 스스로 밝히고 검찰도 이에대한 조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한뒤 정치권의 시비처리가 따라야함을강조한 것이다.

이렇게 순리에 따라 정치자금수수문제를 풀어가야한다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여야는 이같은 과정을 무시한채 힘의 논리로 서로를 밀어붙여 상대를 고발하는가 하면 장외투쟁까지 벌이는 것은 한심하다. 민자당의 강삼재사무총장이 국민회의 김대중총재를 스스로 밝힌 20억원수수외에 노태우정권의 고비마다 또다른 정치자금을받았다는 설을 제기하면서 정계은퇴를 촉구한 것은아무래도 무리다. 강총장의 주장이 정황으로 보아 그럴듯한 점은 있으나 명백한 증거가 없는 이상 섣불리 설을 공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은퇴까지 촉구하고 나선것은 합리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검찰에 영향을 줄수있는여당에서 수사문제가 되고있는 야당총재의 비리문제를 수사결과가 나오지도않은 상태에서 정치적 공격부터 시작하는 것은 순서가 맞지 않다.또 국민회의측도 김총재의 20억원수수가 이미 드러났다면 국민에 대한 사과는 물론 이문제에 대한 당내 조치가 있어야 국민의 이해를 얻을 것인데도전혀 당내문제가 되지 않는것은 이상하다. 그리고 강총장의 주장가운데 국민의 눈에도 의문점이 있는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해명이 있어야하거늘 장외투쟁으로 이를 지나치려는 것은 온당하게 보이지 않는다. 뿐만아니라 국민회의가 주장하는 김대통령과관련한 노씨자금수수문제도 증거제시와 수사촉구로적법하게 밝혀나가야 할 것이다.

먼저 수사로 풀고 국민과 함께 정치적으로 매듭지을 비리의 문제를 여야가정치전으로 호도하는 인상은 정치권의 또다른 국민기만으로 비치고 있음을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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