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평화구축 새지평

입력 1995-11-14 00:00:00

김영삼대통령과 강택민중국주석의 14일청와대 정상회담은 강주석의 방한이 중국 국가원수로서의 최초 방한이라는 역사적 의의를 지니는 만큼 회담자체만으로도 그에 상응하는 상징적 의미를 지녔다고 할 수 있다.두 정상의 만남은 또 중국의 최고 정치 지도자인 등소평이 아직 생존하고있지만 강주석이 중국의 국가주석직과 공산당총서기 중앙군사위 주석 등 당.정.군의 최고요직을 장악하고 있는 사실상 최고실력자라는 점에서 앞으로 한-중관계 발전의 방향과 보폭을 결정하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중국이 우리측 대통령이 두번이나 중국을 공식방문했음에도 지금까지 국가주석의 방한을 미뤄온 것은 중국의 외교적 교만을 나타낸다는 지적도 없지않으나, 강주석의 방한이 순방형식이 아닌 단독방문이라는 점은 그만큼 우리나라와의 관계를 중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나타낸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또 94년10월의 이붕총리와 95년4월의 교석전인대상무위원장의 청와대 방문에 이은 1년 이내에 중국의 최고 지도자 3인이 모두 김대통령과 회담을 가지게 된 점도 이같은 평가를 뒷받침한다.두 정상은 이밖에 실제 회담을 통해 한반도 정세를 비롯한 한-중관계의 현안문제를 평가하는 한편 동북아를 포함한 국제정세 전반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도 상당한 폭의 공감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앞으로 양국관계 발전과 동북아의 평화, 안정을 위한 양국협력에 새로운 지평을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강주석은 회담에서 지금까지 한반도와 관련된 중국의 기본입장을 이탈하는정책전환을 천명하지는 않았으나, 현 정전협정 체제의 중요성을 인정하는 등한반도 평화 문제에서 상당부분 우리와 인식의 일치를 보였으며, 동북아지역발전과 평화유지 방안에서도 폭넓은 공감대를 보여준 것으로 알려졌다.두 정상은 또 초고속으로 발전하고 있는 양국관계에 만족을 표시하고,중국내에 우리기업의 훈련센터 설립, 원자력 협력 및 원자로와 민간 항공기의 합작개발, 천연가스 공동개발, 지역위성 발사문제 등에 대한 기본적인 합의를도출하는 등 적어도 앞으로 4~5년간은 양국관계가 현재와 같은 고속발전을계속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특히 중국과의 경협은급속도로 성장하는 중국의 경제규모에 비추어 향후우리경제의 발전을 가속화 시키는 중요한 새로운 지렛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중간에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원자력,항공산업 등 분야에서의 협력은 양국경제의 상호보완성에 따른 실리는 물론, 남북한관계를포함한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도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두 정상이 오사카 APEC 정상회의를 비롯한 아태지역 경제협력과 무역자유화를 위한 역할에서도 상호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한편,UN을 비롯한 국제외교무대에서 긴밀한 협조체제 구축방안을 계속 검토해 나가기로 한 것도 회담의중요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 대목은 우리의 UN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이 확정됨으로써 앞으로 국제무대에서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의 긴밀한 협의가 불가피한 경우가잦아질 것에 대비한다는 측면에서도 뜻깊은 일이라고 할 수 있다.김대통령과 강주석은 일본의 과거사 인식 문제도 주요 지역문제의 하나로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이 문제와 관련 양국 공동대응의 가능성과 관련 비상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여칠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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