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씨비자금 파장-혼돈 정국 어디로

입력 1995-11-13 00:00:00

노태우전대통령비자금사건이 결국 한발짝도 물러설 수 없는 '3김'의 전면전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따라서 정국은 한치앞도 점칠수 없는 격한 소용돌이에 휩싸일 전망이다.정가에서는 이번 대결이 기존정치권전체의 붕괴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있다. 11일 민자당 강삼재총장의 '구시대의 과거정치형태의 종언'이란 말이 작금의 현실상황과 사태추이를 웅변적으로 잘 말해주고 있는편이다.

현재 3김간의 대결은 정치적 의미에서 '최후의 결전'같은 생사를 건 투쟁으로 비쳐지고 있다. 물론 지금은 김영삼대통령과 김대중국민회의총재가 주연으로 등장하고 있고 김종필자민련총재가 조연으로 출연하고 있다. 그러나김대통령이 정치권재편이라는 초강수로 나간다면김자민총재도 본인의사와관계없이 함께 휩쓸려들어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노전대통령비자금사건 발생이후 엎치락뒤치락하던 여야관계가 돌연 회복할수없을 것같은 냉각기류로 급전한 것은 이번사건이 DJ, JP의 정치도덕성이결정적인 타격을 입고 또 여야가 김대통령의 대선자금논란을 펼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기때문이다. 특히 국민회의측은 이과정에서 끈질기게 김대통령을 물고 늘어졌고

청와대측이 이 문제에 대해 격앙과 함께 심각한 고민을 했다는 점이다.그래서 정가에서는 여권이 예상을 뛰어넘으면서까지 DJ정계은퇴라는 초강수를 띄운데대해 심상찮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차제에 김대통령도 고해성사와 대국민발표를 통해 대선자금을 공개하고 이와 아울러 DJ나 JP등 구시대정치인들도 정치판에서 몰아내겠다는 강력한 방침을 세운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미 검찰에서 재벌총수조사과정에서 이들 두야당지도자들의 정치자금커넥션을 포착,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않았겠느냐는 추측마저나오고 있다.

여권의 DJ,JP의 거세작전은 민자당내의 정치인들에까지 파장을 몰고 올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일대지각변동이 촉발될 소지마저 있다는 진단이다.

그러나 여권핵심부의 대체적인기류는 아직도 과거와 같은 정당,정치세력간 통합에 의한 인위적 정계개편은 고려치 않고 있는 듯하고 정치권의 제2사정한파로 인한 자연스런인적개편은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알려졌다.

물론 인적개편은 총선공천과정에서의 물갈이폭확대, 비리관련 인사들의공천배제, 음성적정치자금차단을 위한 법적.제도적 개혁및 기존정당조직체계의 획기적 개편등이 주골자라는 것이다.

그러나 김대통령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는 아직 아무도 예측할수 없다. 김대통령의 선택에 장애요소가 없지는 않다.

김대통령이 대선자금공개를 요구받고 있는 마당에 DJ와 JP를 일방적으로몰아칠수 있을지 그리고이들 두야당지도자가 지역을 바탕으로 아직도 건재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호락호락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도 무시할수 없다.특히 여권내의 대규모적인 인적 청산이 당내 동요없이 제대로 이루어질지가 의문부호로 남아있다. 특히 가장 핵심적인 관건이 되고 있는 대선자금공개의 단안을 김대통령이 내릴수 있는지도 아직 판단키 어렵다. 그리고 고해성사가 있더라도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할 경우 오히려 야당탄압이라는 멍에를 또다시 뒤집어 쓸 개연성도 있는 것이다.

어쨌든 현재의 정국은 3김간 특히 김대통령과 김국민회의총재사이의돌이킬수 없는 적대관계로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에서 30년간 지속된 3김간의 대립은 종착역쪽으로 치닫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는 얘기들이다. 〈이헌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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