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살인도로 빨리 없애라

입력 1995-11-11 00:00:00

동남공업지역의 두 거점도시인 포항과 울산을 잇는 55㎞의 7번국도가 최악의 교통사고구간으로 불거지면서엄청난 인명피해까지 내고 있어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 이 구간에서 올들어 발생한 교통사고는 2천5백여건으로 55㎞구간중 경주경찰서관내서만 1백79명이 목숨을 잃는 전국 최악의 사고구간으로 떠오르면서 이 도로는 이제 '살인도로'라는 오명까지 얻고 있는 심각한상황이다.이 도로는 두공업도시를 연결하는 중간지점에 우리의 최대관광도시인 경주가 위치하고 있어 많은 화물차량들이 운행하는 가운데 관광객들을 태운 각종 승용차와 대형버스등도 크게 붐비고 있어 차량통행량이 엄청난 지역이다.이 도로의 경주관할구역인 강동에서 모화까지의 구간은 사실상 전지역이 교통사고 다발지로 언제 참변을 당할지 모를 정도로 위험한 곳이지만 사고를예방하는 특별한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

특히 포항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전국각지로 철강재를 운송하는 길목인포항~경주구간은 산업도로로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 구간을 운행하는대형트레일러등 화물차를 비롯해 각종 차량들이 교통법규를 제대로 지키지않는 곳으로도 이름나 있다. 몇군데에 도로횡단을 위해 신호등이 설치돼 있지만 이를 무시하고 과속질주하는 차량들이 적지않은 실정이고 이를 철저히단속하는 당국의 성의도 부족한 형편이다.

이 도로를 다녀본 사람이라면 얼마나 위험한 도로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급커브가 연속되는데도 차량들은 대형이나 소형이나 할것없이 마치 경주하듯달리는 도로다. 그런데도 운전자들은 교통법규를 외면하고 경찰은 철저한 단속을 하지않고 인근 주민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무단횡단도 서슴지않는다. 이같은 복합적요인이 많은 교통사고를 부르고 있지만 주민·운전자·경찰등 모두가 아직 심각성을 깨닫지못하는 것 같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1만87명이 교통사고로 숨져 교통사고사망 세계4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사망자가 많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알려져있는 사실이지만 어느 특정구간에서 10개월동안에 1백79명이 교통사고로목숨을 잃었다는 것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수 없는 매우 부끄러운 현상이아닐수 없다. 도로시설이 얼마나 허술하고 교통법규를 얼마나 지키지않았으면 이럴수 있는가.

이 도로주변에 살던 어떤 사람은 어머니와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고 아예다른곳으로 떠나버렸다는 기막힌 얘기도 있다. 당국은 교통사고 50%줄이기등나름대로의 노력은 하고 있는 것 같으나 우선 무엇보다 급한 것은 도로의 구조적 결함부터 시급히 고쳐야한다. 예산이 좀 들더라도 살인도로는 없애야한다. 아울러 강도있는 단속으로 사고예방을 할수있는데까지 하는 당국의 노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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