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3일 대구 동원화랑욕망과 근심, 분노와 해학등 인간 삶의 원형질을 독창적으로 해석해 캔버스에 피워낸 '만다라'로 명성을 얻은 출향작가 이석조씨(50)가 고향 대구에서 초대전을 갖는다.
10일부터 23일까지 동원화랑에서 열리는 '이석조 소리전'. 서울에서 활동하며그동안 대구에서 몇차례 전시회를 가졌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이번 초대전이 명실상부한 첫 대구전인 셈이어서 보는 이들에게 색다른 감흥으로 다가설 것으로 기대된다. 10호안팎의 소품에서 1백호까지 25점이 선보인다. 그의그림은 사람들 속에서 일어나는 얘기들을 여체와 말과 뱀, 산양, 새등 꿈틀거리는 동물적인 형상으로 의인화시켜 강한 색으로 풀어내는 은유의 미학을드러내고 있다.
"만다라는 우리미술, 넓은 의미에서 동양문화의 본질이 담겨있지요. 상상조차 쉽지않은 색과 형상의 열락입니다. 현재의 작업은 전통적인 기법으로분청사기를 만들어내는 도화작업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이씨는 색에 색이 중첩된 바탕을 긁어내거나 덧칠해 상감하듯 그림을 그려내 마치 소리가 울려나오는 듯하다. 특히 화폭 전면에 두드러지는 선의 흔적은 내면 깊숙이 자리잡은 원초적인 감정이 끌어올려져 연속적인 선으로 나타난다. 입체를 능가하는 볼륨이 선에 있다는게 이씨의 지론이다. 그의 그림에는 감춰진 성과 욕망이 기호와 상징으로 잠재해있다. 따라서 하나하나를 꼼꼼히 읽지않으면 무엇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짓궂음이 도사리고 있다. 작가는 이 은유를 통해 타락한 문명과 인간의 불안한 감정을 해학과 풍자로 대변하며 형식과 양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한 창조적인 미의식을 추구하고있다.
분방한 기질탓인지 입산등 방황기를 거친 그는 28세때부터 독학으로 그림공부를 시작, 꾸준한 작업결과 80년대후반 국내화단에 화려하게 데뷔한후 요즘 화단에 자주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미국인 아이린 이(미국방성부속고교 음악교사)와 결혼, 80년부터 3년동안 독일에 체류하기도한 그는 "그림에몰입할 수있는 경지에 들어설 수 있다면 그것 자체로 행복"이라며 2~3년후쯤유럽이나 미국 어디든 새로운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공부하러 떠날 생각이라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서종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