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폭로성공방 진실규명하라

입력 1995-11-10 00:00:00

노태우씨의 거액 부정축재파문과 함께 이에 연루된 정치권비리문제가 새롭게 터져나와 국민들의 신경을 날카롭게 한다. 뿐만아니라 이 문제가 공정하고 객관적인 검증과정없이 정파간의 이해대립과 감정을 앞세운 주장과 폭로,물리적 규탄으로 격돌하는 불씨가 되고있어 정국불안을 가속시키고 있다.실체의 진위를 분간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서로가 목청을 높여 엄청난 내용의불법·부도덕한 일들을 포탄처럼쏘아대는 것은 국민을 낮도깨비놀음속으로몰아넣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민자당의 강삼재사무총장은 국민회의의 김대중총재가 92년 대선뿐아니라89년 5공 청산당시 광주문제해결등의 대가로 노씨에게서 상당액을 받았다는설을 공개했다. 김총재는 지난 대선때 노씨로부터 20억원을 받았다고 고백하면서 이외의 노씨와의 돈거래를 부인한데 대해 정면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그것도 김총재 자신의 고향이며지지기반인 전남·광주지역의 5·18피해와자신에대한 박해를 돈으로 처리했다는 것은 충격적 발설이 아닐수 없다. 강총장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김총재는 역사에 용서받지못할 패륜아로 낙인찍힐수도 있는 놀랄만한 일이다. 이 문제는 특정정치인 한사람의 문제가 아닌만큼 어느 한쪽이 폭로하고 다른 쪽이 부인하는 해프닝으로 끝낼 성질이 아니다. 이와 관련된 당사자는 실체적 진실을 분명히 밝히고 검찰도 이를 확실히규명해야 할 것이다.

한편 국민회의의 최재승의원은 김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하루 전날 당시 노대통령과 만나 1천수백억원의 정권인수자금을 받았고 노씨가 민자당을 탈당한 이후에도 3천억원을 노씨로부터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또한 김대통령이노씨가 민자당을 탈당한뒤 만난적도 없고 돈도 받은적이 없다고 한 말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다. 최의원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이같은 발설은세상을 뒤집을 만큼 엄청난 것이다. 더욱이 이 말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국가적 불행이 될 것이다. 따라서 최의원의 주장은 분명히 진위가 가려져야 한다. 아울러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이 말에 따른 책임도 분명히 물어야 한다.

또 자민련의 김종필총재는 자신의 은행계좌의 1백억원 입금 문제에 대한해명은 접어둔채 "대통령선거에 천문학적인 돈이 들고 내가 그것을 죽 지켜본 '산 사전'으로서 그 내용도 알고 있다"고 했다. 알면서 말하지 않는 김총재는 국민을 어떻게 보는 것일까. 알고 있다면 분명히 국민앞에 밝히는 것이책임있는 정치인의 도리인 것이다.

이같이 최근 노씨 수사로 빚어진 여야의 공방내용은 단순한 입장표명이 아닌 범죄적 의미를 담고 있는 만큼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또 국민회의의경우 장외투쟁성격의 공격을 벌이는 것도 사실규명과는 사리에 맞지 않다.발설자가 국회의원의 신분일지라도 국회밖에서 주장한 것인 이상 진실여부를가린 다음 허위일때는 책임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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