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시단-답장

입력 1995-11-09 08:00:00

보내주신 우편물 잘 받았어요 한 줄의 사연도없었지만 그 우편물에 담겨오는 당신의 마음을 저는 예민하게 감지할 수 있어요 안부를 물으시면, 그동안주욱 내부와 외부가 모두 피폐했었다고 대답할래요 오랫동안 저는 하늘에서불을 훔쳐다가 인간에게주었다는 이유만으로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는 잔인한 벌을 받았던프로메테우스처럼 사랑을 알아버린 죄 때문에…신의 외곽지에 버려진 풀꽃처럼 방치된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그, 신의 은총이 미치지않는 신암4동 307-1번지 어디에도 안주하지 못하고 떠도는 내 영혼의 우편번호를 기억해준 그대에게 오늘 아침 나의 눈가에서 막 태어난 가장 빛나는 이슬을 답장으로 부칩니다▨약력

△제6회 신라문학대상 시부문 대상

△'현대문학'으로 등단(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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