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관광 한국인 추태 여전

입력 1995-11-08 08:00:00

모 관광회사는 '창사 29주년 사은 특별기획 대잔치'란 요란한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태국 5일 일정의 상품을 39만9천원이라는 아주 싼 가격으로 판매하였다.그 결과 두달동안에 약 3천명의 관광객을 다녀오게 하는 대 성황을 이루었다.

처음 참가신청을 했을때에 싼 요금에 마음이 끌렸으나 한편으로는 제대로대접을 받는 관광여행이 될까 하고 걱정스럽기도 하였다. 그러나 특급호텔에서의 숙박과 음식등 대체로 만족스런 여행이 됐다.

그런데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내 마음이 우울해서 이글을 쓰게 됐다. 15층의 훌륭한 호텔에서의 아침 뷔페식 식사는 양과 질에 있어서 서구의 어느 특급 호텔 식사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그러나 이게 웬 일인가.6~7명의 한국 여자분들이 서로질세라 앞 다투어 가방속에 빵과 과일등을넣고 있었다. 옆에서 지켜보던 태국의 웨이터들이 웃고 있었다. 너무도 부끄러웠다. 나는 즉시 안내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에게 다음부터 이런 추태를 보이지 않도록 간곡한 주의를 당부했다.

그러나 그는 난색을 표했다. 고객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 자기의 책무라는것이다. 태국은 비록 지금은 가난한 처지의 나라라고 하나 한국전쟁중 6천여명의 군인이 참전하여 적지않은 사상자를 냈었고 속칭 알랑미(안남미)라고하는 태국산 쌀을 보내준 은혜로운 나라이다. 오늘날 우리가 돈 몇푼 벌었다고 상대방을 멸시하는 언동을 하고 거드름이나 피우고 탐욕스러운 추태를 부려서야 되겠는가.

또한 나라의 체통이야 어찌되든 고객을 즐겁게만 하는 것이 관광회사의 책무일까? 이런 문제를 다시한번 생각케 하는 여행이였다.

방수영(대구시 남구 대명9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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