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이 '돈세탁'으로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남미·동남아 등 세계 각국에서도 날로 교묘해지고 있는 '검은 돈'의 '세탁'을 차단키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외국의 경우 지난 90년 유럽 12개국이 돈세탁 규제 의정서에 서명, 이를93년부터 발효시킨후 돈세탁 중심지가 스위스 등지에서 남미· 동남아·동구권쪽으로옮겨가는 추세를 보이고있다. 전세계적으로 한해 '돈세탁' 규모는3천억 달러(한화 2백33조원)선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중남미의 '돈세탁' 전초기지로 부상하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국내에 반입됐다'세탁'후 해외로 빠져나가는 불법자금이 연간 수십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추정된다. '검은 돈'의 대부분은 마약밀매자금으로 전세계에서 밀반입돼 은행 여행사 환전소, 심지어 대형 슈퍼마켓을 통해 세탁되는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지난 12년동안 여행사·환전소 등을 운영하면서 마약달러를 전문적으로 세탁해오다 지난 5월 구속된 한 가족은 가짜 영수증이나 위조 서류를 이용, 밀반입한 불법자금을 여러 은행과의 거래로 세탁한뒤 외국 유령업체에 대한 대금결제형식으로 다시 밀반출하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가족이 세탁한 돈은 매주 5천만달러(약3백88억원)수준. 지난 10여년간 이들을 통해 탈색된 '검은 돈'이 수십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중남미 마약달러 세탁계의 대부격인 우고 감보아는 지난 80년부터 칼리마약단의 본거지인 콜롬비아 칼리시에 유니버설 환전소를 설치한 것을 비롯,전세계22개국에서 9백여개 업종을 취급하는 국제 기업인 행세를 하고 있을정도다.
세계최고 액수의 '돈세탁'으로 지난달 31일 징역 12년을 각각 선고받은 홍콩의나택민, 채수의 범인은 마약판매로 번 검은돈 3천만 홍콩 달러(약80억원)를 가명·차명계좌 등을 통해 세탁한뒤 비자금으로 은닉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이 불법 '돈세탁'이 기승을 부리자 각 나라마다 '돈세탁' 방지법을 마련하는 등 '검은 돈'의 흐름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미국 클린턴 대통령은최근 유엔 50주년 기념 정상회담에서 마약밀매자금등 불법자금의 돈세탁을허용하는 나라에 대해 경제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금융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돈세탁' 방지법을 발효시킨 미국은 금융기관들이 '효율적인 고객거래 파악 프로그램'을 자율적으로채택, 비정상적인 자금 이동을 감시하는 한편 의혹이 있을 경우 이를 당국에통보토록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소위 '돈세탁' 천국으로 알려진 태국 정부는 최근 정치적 뇌물이나 마약·무기 밀거래 자금 등 거액 불법자금의 흐름을 막기 위해 모든 금융기관이 50만바트(약1천6백만원) 이상의 현금거래를할때 감독기관에 의무적으로 보고토록 하는 '돈세탁 금지법안'을 마련했다. 이 법안에는 규정을 위반할 경우최고 징역10년에 처하도록 하는 등 '돈세탁' 행위를 엄단토록 하고 있다.스위스도 '돈세탁'을 막기 위해 은행들이 2만5천 스위스프랑 이상 예금한고객 명단을 공개하고 출처가 의심스러운 돈을 경찰에 신고토록 의무화하는법안을 마련해놓고 있다. 〈김영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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