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 '명퇴'뒷얘기 예상대로 "일괄수리"

입력 1995-11-01 08:00:00

대구은행은 31일 명예퇴직신청자 44명의 사표를 '예상대로' 일괄수리했다.서덕규전무는 일찌감치 "명퇴를 강요하지 않지만 옥석을 가려내 붙잡을 수도없다" 고 말해 이미 일괄수리 가능성이 점쳐지던 터였다.그러나 은행측이 한명의 예외도 없이 명퇴를 신청한대로 받아들여버리자 '은행답다'는 반응도 있지만 '너무 냉정하다'는 시각도 없지않다.사실 제시된 파격적인 퇴직금은 명퇴대상자들을 갈등속으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보통의 2배를 웃도는 퇴직금 수령이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내년 주총때 이사로 승진할 것으로 꼽히는 일부간부들도 진퇴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했다는 후문이다.

명퇴대상자들의 '갈등'은 명퇴 신청을 마감한 27일이후에도 나타났다. 한신청자가 " 아내와 의논하지 않았다" 며 신청서의 반려를 요청하는가 하면일부 대상자들은 뒤늦게 명퇴신청 의사를 밝힌 점등이 갈등의 단면이다.퇴직금을 산정한 결과 최고가 6억원, 평균 4억원에 이를 것이란 당초 예상보다는 낮았다. 홍모씨가 5억3천만원을 수령해 최고액을 기록하는등 5억이상퇴직금 수령자는 2명. 또 44명에게 지급되는 퇴직금 총액은 1백20억원으로 1인당 평균 3억원씩 퇴직금을 받는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대구은행이 지급가능하다던 2백억~3백억원에 크게 밑도는 액수라 퇴직금 일시지급에 따른 은행측의 부담이 그다지 크지 않은 셈이다.

명퇴자들은 대부분 당분간 쉬다 새로운 일을 찾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그러나 ㄷ상호신용금고에 영입될 예정인 김모전지점장등 부장급 3~4명은 일찌감치 제2금융권에 자리를 만들어 둔 것으로 전해진다. 대구은행에서쌓은 노하우를 제2의 직장에서 펼치게 되는 것이다.

대구은행측은 나가는 사람이 모두 잘되기를 바란다면서도 명퇴가 일종의특혜성이기 때문에 여타직원과의형평을 고려, 대구리스등 자회사에 취직하는 것은 허용치 않는다는 입장을 정해놓고 있다. 〈최재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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