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한국 기원-1

입력 1995-10-30 08:00:00

한국기원에도 개혁(?)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달 28일 한국기원 기사총회에서 새로 기사회장에 선출된 천풍조 7단은 취임직후부터 몇개의 획기적인청사진을 제시하면서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천회장이 주창하고 있는것은 대충 네가지 내용으로 요약이 된다.한국기원 사무국 행정의 능률화, 기사 전체의 복지향상, 소외된 기사들에대한 배려, 한국 바둑의 해외 홍보및 보급활동의 강화등이 그것이다.듣고 보면 새로운 내용만은 아니다. 위의 네가지 사항은 이미 오래전부터한국기원의 숙제로 지적되어 온 것들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위의 내용들이새로운 것처럼 들리고 있는 것은, 그것이 우리 바둑문화를 이끌어가는 중심세력임을 자처하는 프로기사들 사이에서의 여론 형성 과정을 거쳐 그들이 대표로 선출한 사람의 입을 통해서 나왔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기원에 왜 느닷없이(?) 개혁의 바람이 불어닥친 것인지, 그것의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인지를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한국기원 사무국의 직제와직제변천의 역사를 간단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한국기원의 직제는 총재-이사장-사무국으로 되어 있다. 사무국에는총무부 사업부 편집부 출판부 홍보부 등의 부서가 있다. 최고의결기구는 이사회이고 이밖에 감사가있다. 프로기사들의 모임인 기사회도 있지만, 그것은 친목단체. 그러나 영향력은 지대하다.

사업부의 주임무는 프로-아마 기전을 주관하고 진행하는 일이다. 편집부에선 매월 바둑 전문지 '월간 바둑'을 발행하고 출판부는 바둑 단행본을 간행하고 있다. 이들 부서를 사무국장이 총괄하고 있다.

총재와 이사장은 명예직이다. 이사장 위에 다시 총재가 있는 것은 옥상옥(옥상옥)이라는 느낌도 갖게 하는데, 한국기원의 특성상 그렇게 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면 된다. 한국기원이 설립된 것은 1955년, 처음에는 사단법인으로 출발했다가 70년 재단법인이 되었다. 45년부터 지금까지 40년동안 이사장은 15명이 거쳐갔고 현재의 현재현 이사장(동양그룹 회장)은 재단법인으로 바뀐 후부터 따져 12대 이사장이 된다.

총재가 있었던 것은 딱 두번, 69년에 당시의 실력자 이후락씨가 초대 총재에 취임했었고, 그가 퇴임한 후에는 줄곧 공석으로 있다가 83년 대우그룹 김우중회장이 제2대 총재로 취임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총재의 임기는 6년,이사장은 4년. 김총재는 89년에 총재로 재추대되었다.

사무국장 제도는 줄곧 있어 왔는데, 74~76년의 이른바 '기사 파동'후 폐지되었다가 83년 김우중 총재의 취임과 함께 부활되었다. 사무국장이 없었던70년대 후반에는 프로기사 가운데 세 사람이 '실무이사'로 선출되어 사무국의 총무 사업 출판, 세 부서를 지휘했다.

실무이사 제도는 82년에 폐지되었고 83년 1월부터 약 10개월간은 이홍식이사장(충암학원 이사장)이 재임했는데, 그때는 사무국장 없이 각 실무부서의부서장이 이사장에게 업무를 직보하는 체제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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