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신드롬' 확산

입력 1995-10-30 08:00:00

'노씨 비자금'파문으로 시민들 사이에 집단좌절감·가치관 전도현상이 일어나면서 사회 각부문의 정체현상이 심화되고 있다.직장인들의 업무 무기력감, 관청과 기업체간부들의 의욕상실, 시민들의 대낮 술마시기등이 최근 나타난 '노태우병'의 일종이다.

지역대학 심리학교수와 신경정신과 의사등 전문가들은 비자금 파문이 집단좌절감, 가치관의 전도현상을 일으켜 사회질서 혼란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비자금 충격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은행과 제조업체등의 직장인들은 퇴근후 일상적인 회식을 취소하거나 술집을 찾아 '노태우 충격'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달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도심과 주거지인근 구이집등에서는 손님이 10~20%가량 늘고 있으며 고급유흥가와 대형식당등에는주고객층인 관공서와 기업체간부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하루 매상액이 20~30%가량 줄어들고 있다.

27일 오후2시쯤 대구시 중구 종로1가 만경관 앞길에서 40대 남자가 술에취해 노태우씨에 대한 욕설을 퍼부으며 차도로 뛰어들기도 했다. 대구 수성경찰서 직원 김모씨도 60대 노인이 노씨에 대해 심한 욕설을 퍼부으며 경찰서앞을 지나가는 것을 목격했다며 "앞으로 일하기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말했다.

회사원 이모씨(31·대구시 동구 신기동)는 26일 대구시 동구 용계동 고속도로 진입로에서 단속에 적발되자 "노씨 비자금 사건으로 화가 나 있는 상태에서 경찰관이 무리하게 단속하는 것 같아 심한 언쟁을 벌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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