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시타 신타로(산하신태랑) 주한 일본대사가 포항제철과 안동 하회마을방문차 27일 대구에 들렀다.무라야마 도미이치총리의 한일합방조약 법적 유효 발언으로 한일관계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는 가운데 야마시타 대사로부터 무라야마 총리 발언에대한 입장,일-북한 국교정상화, 대구에 일본영사관 설치 전망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무라야마 총리의 발언에 대한 일본 지도층의 입장은. 연이어 터지는 이들발언이 일본 보수진영의 계획적인 행동이 아닌가.
▲무라야마총리의 발언은 일본국회에서공산당의원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계획적인 발언은 아니다. 내용적으로도 한국 언론의 보도에서는 거의 무시되고 있지만 순전히 법적관점에서 보았을 경우의 한일합방조약의 효력에대한 종전의 일본정부의 인식을 극히 간단히 말한 뒤에, 이것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하며 동조약에 입각하여 이뤄진 일본의 식민지지배에 대한 정치적,도의적인 반성의 뜻을 명확히 말하고 있다. 무라야마 총리는 지난 8월 15일 종전 50주년에 즈음하여 과거의 식민지지배와 침략에 의해 한국등 아시아각국의 국민들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준 것에 대한 반성과 사죄를 표명하고 있으며, 이것이 바로 무라야마총리의 인식이다. 한편 자유민주주의 사회인 일본에서는 종종 정부나 국민대다수의 견해와는 다른 역사관이 표명되는 일도 있다. 앞으로 한국국민의 마음을 일본사람들에게 이해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일.북한 국교정상화는 언제쯤성사될 것으로 보는가. 성사된다면 한국과의 외교에 변화는 없는가.
▲한국과 일본은 정치,경제,문화적으로밀접한 관계에 있으며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원리라는 기본적인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이웃나라다. 일본의 한반도정책의 기본은 이러한 한국과의 우호관계를 중시하고 가일층 개선과 강화를 지향해가는데 있다. 일본국교교섭의 진전이 이 기본정책에 변화를 가져오는 일은 없다. 일본은 일북국교교섭에 있어 제2차 대전후의 일북간의 비정상적인 관계를 바로잡는 것과 아울러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한다는 두가지의 관점을 바탕으로 대처하고 있다. 교섭전망에 대해서는 현시점에서 예측할 수는 없지만, 교섭에 임해서는 지금까지 고비고비마다 한국을 비롯한관계국과도 긴밀히 연락을 취하면서 대응해 온 바이며, 앞으로도 이러한 방침에 변함은 없다.
-대구서 일본비자를 받기위해서는 서울이나 부산을 통해야만 된다. 대구에도 일본영사관을 설치, 비자를 발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은 없는가. 또 비자기간을 늘릴 용의는.
▲비자의 유효에 관해서는 지난 8월 10일부터 일본측은 외교,공용여권소지자로 90일이내 단기체재목적의 한국인에 대해서는 비자를 면제(종전은 비자필요)하고 특정한조건을 갖춘 자에 대해서는 체재기간 15일,유효기간 3년의비자를 발급(종전엔 일률적으로 1년 유효)하고 있으며 특정조건을 갖춘자에게는 체재기간 90일,유효기간3년의 비자를 발급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한 비자발급 소요시간은취급건수의 대부분인 단기체재의 경우 특별히 문제가 없으면 원칙적으로 다음날 발급하도록 개선조치를 취했다. 영사관의 설치요망에 대해서는 향후 한일관계가 더욱 긴밀화되고 일본계기업의 진출등에따른 행정수요의 확대에 맞추어 필요한 곳에 공관이 설치되도록 힘써 가려고한다.
-잘 아다시피 대구는 섬유업이 주종이다. 섬유기계 기술이전에 대해 일본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은 없는가. 또 일본섬유단체와 교류를 주선할의향은.
▲한일양국간에는 각각의 분야에서 산업기술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92년에는 양국에 산업기술협력재단이 설립되어 기술자 파견 및 연수사업등이추진되고 있으며 섬유산업을 포함하여 폭넓은 분야에서 산업기술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또 섬유분야에서는 양국의 민간업체,단체간의 교류가 있으며 지난 10월 5일에는 서울에서 제10회 한일섬유산업합동회의가 개최됐다. 이 회의에서는 일본섬유산업연맹과 한국섬유산업연합회의 대표 70여명이 모여 양국 섬유산업 협력에 관해 솔직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안다. 이러한 민간차원의 협력이 보다 가일층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미래지향적이고 바람직한 한일관계를 정립하는 방법은.
▲한일양국은 65년의 국교수립이래 신뢰와 협력위에 양국 모두 오늘날과같은 번영을 이뤄왔다. 양국관계는 이제야말로 두나라간 교류등의 양적관계에서 보다 지구적인 협력관계로 질적인 발전을 이뤄가고 있다. 바람직한 미래지향의 한일관계는 이제까지 쌓아온 협력관계를 더욱 견고히 하며, 양국의협력폭을 단순히 두나라간의 관계에 머물지 않고, 지구적 과제의 대처로 넓혀가는 것에 있다. 즉 열린 자유무역체제의 유지,강화를 포함하여 양국의 번영을 가져온 평화롭고 안정된 국제환경을 앞으로도 확보해 가기위한 협력이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일본 국민이 역사의 교훈을 미래로 살려가기위해 역사를 직시하고 올바르게 이것을 후세에 전하는 노력을 지속해 가는것이 불가결하며, 한국측에 있어서는 있는 그대로의 일본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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