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대통령 대국민사과 발표---"비자금 5천억 조성"

입력 1995-10-27 12:00:00

노태우전대통령은 27일 자신의 재임중 5천억원의 통치자금을 조성,퇴임 당시 1천7백억원이 남았다고 밝혔다.노씨는 이날 오전 연희동 자택에서 자신의 비자금 파문과 관련, 발표한 대국민사과성명에서 이같이 밝히고 필요하면 당국에 출석해 조사도 받겠다고말했다.

노씨는 "비자금을 조성한 것도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이를 유용하게 처리하지 못한 것은 더더욱 큰 잘못"이라며 "국민 여러분이 내리는 어떠한 심판도달게 받겠으며 어떠한 처벌과 돌팔매질도 기꺼이 감수하겠다"고 사과했다.비자금 조성과 용도에 대해 노씨는 "주로 기업인들로부터 성금을 받아 저의 책임하에 대부분 정당운영비등 정치활동에 사용했다"고 밝혔다.노씨는 또 "일부는 그늘진 곳을 보살피거나 국가에 헌신하는 분들에 대한격려에 보탰다"고 덧붙였으나 대통령선거 자금 지원등 구체적인 사용처에대해선 밝히지않았다.

노씨는 다만 비자금 1천7백억원이 남은 것에 대해 "이렇게 엄청난 액수가남은것은 (14대) 대선 당시 중립내각출범등 당시 정치상황의 변화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씨는 자신의 거취에 대해 "국민 여러분의 상처받은 마음을 조금이라도달래드릴 수 있고 속죄할 수 있는 길이라면 무슨 일이라도 하겠다"며 "재삼국민 여러분앞에 무릎 꿇고 깊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노씨는 특히 자신의 비자금 사건 처리방향에 대해 "저의 씻을 수 없는 과오로인해 저외의 어느 누구도 상처받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며 "특히 치열한국제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밤낮없이 뛰어다니는 기업인의 의욕을 꺾는 일이없었으면 하는 것이 간절한 마지막 소망"이라고 자신에게 돈을 준 기업주들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노씨는 자신의 비자금 조성에 대해 "통치자금은 잘못된 것이긴 하지만 우리 정치의 오랜 관행으로, 재임 당시 정치문화와 선거풍토에서 불가피한 면이 없지 않았다"고 변명하고 "그러나 이러한 관행을 과감하게 떨치지 못한것은 전적으로 저의책임"이라고 덧붙였다.

비자금 잔액을 계속 보유하고 있는 데 대해 노씨는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갈 사람이 그많은 돈이 무슨 필요가 있었겠느냐"며 "나라와 사회에 되돌려유용하게 쓰게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여러 상황으로 기회를 놓쳤다"고주장했다.

노씨는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저에게 있다"며 "지금 이 순간 전직 대통령이라는 게 한없이 부끄러운 마음"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노씨는 사과성명 발표 서두에서 "저를 향한 국민 여러분의 속구친 분노와질책은 당연하다"며 "오늘 국민 여러분 앞에 선 것은 용서를 구하기 위한 것이 결코 아니라 오로지 국민 여러분께 엄청난 충격을 준 자금의 통치자금 문제에 대해 저의 솔직한 심경을 말씀드리고 사죄드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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