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사과라니" 또한번 분노

입력 1995-10-27 08:00:00

노태우전대통령의 천문학적 규모의 비자금 은닉 시인 및 사과 소식이 알려진 27일 낮 국민들은 다시한번 치솟는 분노와 배신감을 억누르기 힘들어하는분위기이다.대구 경북사람들은 특히 재임중 단 한푼의 재산도 늘리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노전대통령이 '권력형 부정축재자의 모습'으로 대국민 사과문을 읽어내려가자 "동향인으로서 부끄럽다"는 반응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국민사이에는 노씨의 죄과는 사과와 정치적 해결로 끝낼 수준에서 이미 벗어나 있으며, 국가와 역사의 기강을 위해 법의 발동이 당연히 따라야 한다는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박소영씨(30·주부·대구시 달서구 상인동)=노전대통령이 비자금조성사실을 스스로 시인하니 다소 분이 풀리는 듯하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눈가리고 아웅'식 사과발언은 대구시민을 한번 더 우롱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경수씨(55·상인국교사)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이번 사태를 어떻게설명해야 할지 난감하다. 노씨가 대국민사과를 했다고 이번 사태를 정치적으로 매듭지어서는 안된다.

92 대선자금과 야당유입자금도철저히 조사해 이번 기회에 정치권의 검은돈을 뿌리뽑아 후세에 부끄럼이 없도록 해야한다.

△김천사무처장(민주당 대구·경북지부)=지금까지 거짓말만 해온 사람의이 말을 누가 믿겠는가. 사과말 한마디로 얼버무려서는 안된다. 부인 딸을비롯해 친인척이 갖고있을 비자금도 엄청나다고 본다. 이 기회에 모두 다 밝혀야 한다.

△김명종씨(전달성군부군수)=통치권자로서 가장 파렴치한 행위인 돈세탁을해 사리를 챙긴데 대해 도저히 납득이 가지않는다.

회복할 수 없을만큼 실추한 국가의 자존심을 누가 살릴 것이며 통치자에게유린당한 선량한 국민들의 정서는 누가 달랠 것인가.

△김모경사(42·대구 달서경찰서)=노전대통령이 몇차례나 발뺌했다가 서둘러 번복하는 모습을 지켜볼때 대국민사과가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인지 믿을수 없다. 일국의 최고통치자를 거친 사람의 자존심이 이정도라면 그를 대통령으로 믿고 따랐던 우리 공무원은 물론이고 국민 모두가 불쌍하다. 실정법에 따라 당당히 처벌받는 모습을 이제라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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