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범물 복지관 동부여성회관 연극반 개설

입력 1995-10-26 08:00:00

"자, 조금 더 얼굴표정을 크게 하시고… 목이 졸린 사람은 고통으로 못견뎌하는 표정을 지으세요"24일 대구 복현동 대구동부여성문화회관 3층의 연극실. 12월에 공연할 닐사이먼 원작 '굿 닥터' 중 '의지할 곳 없는 신세'의 한 장면을 연습하는수강생들은 서로의 어색한 표정과 몸짓에 박장대소를 한다.주부들의 사회활동이 커지고 자신을 드러내려는 욕구가 강해지면서 연극이새로운 자기표현, 자아계발의 적극적인 방법의 하나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지난 5일 개관한 대구동부여성문화회관이 취미교육강좌에 연극반을 개설한데이어 대구범물종합사회복지회관도 지난 11일 주부연극교실을 신설, 주부연극의 관심도를 나타내주고 있다.

여성단체쪽에서는 이미 수년전부터 중요한 자체행사때 연극을 통해 특정한메시지를 강조하는 것이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함께하는 주부모임은 지난 달 주부상담센터 개소식때의 연극공연 등 주요 행사때마다 회원들이연극무대를 갖고 있으며대한어머니회대구지부도 지난 18일 가진 포럼때 회원들의 연극을 선보였는 등 최근 여성단체들의 각종 행사에 종종 연극이 공연되고 있다.

이들 연극교실의 수강생들은 30대를 주축으로 50대까지이며, 자신감회복과새로운 자기발견, 풍성한 삶, 예술의 이해 등에 목적을 두고 있다."그동안 가정의 울타리안에서만 살아와 너무 소극적인 성격이 됐어요. 어디 모임 같은데서 인사말을 하려해도 입술이 덜덜 떨리거든요" 손화자씨(53)는 "자신감을 얻고 싶어 연극을 배우기로 했다"고 말했으며, 이병화씨(39.대구시 수성구 범물동)는 학창시절에 못다한 연극에의 꿈도 되살릴겸 집단상담자원봉사자로 나가는 학교의 학생들에게도 연극을 가르쳐주고 싶다고말했다. 동부문화회관 연극강사인 이상원씨(극단처용 대표)는 "주부들의 경우 일상의 스트레스해소도 중요한 목적일것"이라고 말했다.다른 여성강좌와 달리 연극은 말과 몸짓 등 적극적인 행동이 따라야돼 어느정도 용기가 필요한 것이 특징. 동부여성회관 경우 20개에 가까운 취미강좌중 연극수강생의 수가19명으로 가장 적고, 범물복지회관도 8명에 불과하지만 그 관심도는 어느강좌보다도 높다는 평이다.

〈전경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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