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입력 1995-10-25 08:00:00

▲동양사회에서 동지애를 강조할 때면 거의 예외없이 등장되는 말중의 하나가 동고동락이 아닌가. 그러나사실 양의 동서를 막론하고 동고보다 오히려 동락이 어려웠음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는 일. 한 무리가 지향하는 공통의목표가 달성된 후엔 항상 그 배분을 놓고 추한 모습을 보인 예는 도처에 있다. 수많은 은행강도를 비롯, 무리지은 범죄단이 범행의 성공후 뜻하잖게 검거되는 이유도 대부분은 분배를 놓고 생긴 내부 갈등 때문이다. ▲이현우 전청와대경호실장의 행적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노전대통령의 비밀일정을 관장했음직한 장본인이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잡아 뗀 일이나,비자금문제 폭로이전부터 노씨에 대한 언짢은 말을 하고 다녔다거나, 그들의센터였을 연희동에 오랫동안 발걸음을 하지 않은 것 등등. ▲전두환-장세동과 노태우-이현우 짝을 비교했던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흥미를 잃었다. 갈수록 높아가는 건 전두환-장세동조의 인기다. 서울 강남의 일급 마담들이 장세동씨라면 밤새 공짜술을 대접하겠다고 전해지는 말들에 마담아닌 보통사람들도 전폭적으로 공감을 할 정도다. ▲대통령자리에 있으면서 챙기고 틈 나는대로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수하들에게 기본 몫만챙겨줬어도 노씨가 지금겪고 있을 낭패감은 한결 덜었을 것 같다. 참담한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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