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시아패션페스티벌 낙제점

입력 1995-10-23 08:00:00

대구의 중견디자이너 8명과 일본, 홍콩, 대만, 인도네시아 등 4개국 초청디자이너 4명의 작품이 매회 3명씩 모두 4차례 선보인 이번 패션페스티벌에서 가장 말썽을일으킨 부분은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 대구패션디자인협회,대구시 등 행사관련기관인 이들 3자가 손발이 맞지않아 빚어진 진행상의 문제점들.특히 초청 외국디자이너들 및 각국에서 2~3명씩 동반해온 패션관계자들은한결같이 이번 페스티벌에 대한 불편한 심사를 드러냈다. 무엇보다도 주최,주관측의 일방적인 행사진행으로자신들은 들러리에 지나지않았다는 불평을감추지 않았다.페스티벌의 메인주제나 성격 등에 관한 충분한 사전자료를받지못해 작품제작이 혼란스러웠던 점을 비롯 12명 참가디자이너들의 출품작에 관한 팸플릿의 경우 국제행사인 점을 고려해 참가 각국의 언어로 번역돼있어야함에도 불구, 한국어와 간단한 영문으로만 표기된 점, 대구섬유와 패션현황을 보여주는 현장방문 등의 기획이 전혀 없었던 점이 지적됐다. 통역자가 없어 4일간 한마디도 말을 못했다는 경우가 있었나하면 입국시 공항에서 작품을 하나하나 검사받은 경우를 비롯 안내자가 나오지 않아 공항에서 1시간 가까이 기다린 경우 등 처음부터 끝까지 뒤죽박죽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3인1조로 선보인 작품무대가 디자이너별 작품성격을 고려하지 않고 추첨으로 짜맞춘 바람에 전체적인 흐름이 통일성 없이 들쭉날쭉했다는 지적도 많았다.

외국디자이너들은 "이번 페스티벌이 아시아디자이너간의 교류 모색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하면서도 "대구가 아시아패션의 센터가 되기위해선 이같은 소프트웨어쪽도 보다 체계적으로, 효율적으로 운용해야할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페스티벌은 일본디자이너의 작품수준이 다소 실망스러웠던것 외엔 작품면에서는 디자이너별 개성이 뚜렷한 등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으나 행사진행상의 무질서한 점이 흠집을 냈다. 이는 행사관련기관들간에 체계적인 업무분담이 안된데다 한번도주최, 주관, 후원측 관계자들이 전체회의를 한적도없는데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이에대해 참가 대구디자이너들과 행사관계자들은 "처음 가진 국제적 행사라 두서가 없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섬유도시 대구의 모습을 외국디자이너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섬유, 패션업체 방문 등의 행사가 빠졌던 점이 특히아쉽다"고 말했다.

〈전경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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