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가진 부모 토론회

입력 1995-10-23 08:00:00

"우리 애기아빠는 굉장히 좋아하더라고요. 날아갈것 같다 는 표현을 하더니만 두번째 딸 낳았을 때는 애가 우째 쥐새끼같이 생겼냐 이러더라고요""둘째딸 낳았을땐 (남편이)양주한병 다 비웠어요. 섭섭해서···" "우리 시어머니는 내가 첫딸 낳았을때 '네가 힘이 없어 애를 못낳으니까 닭으로 치자면 늙은 닭이다. 그래서 아들 못낳는다' 이러시더라고요. 둘째딸 낳았을땐 병원에 오시지도 않았어요"남녀평등, 딸·아들 구별않기를 표방하는 사회적 환경변화에도 불구하고실생활에서 아들중심문화가 여전히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하는 요소는 과연무엇일까.

여성학, 사회학 전공자들의 모임인 여성과 현실연구회(회장 김영순)는 지난 20일 '아들중심문화에 대한 여성주의 담론-딸가진 부모들의 경험읽기-'를 주제로한 제3회 학술토론회를열고 딸만둔 부모들의 경험을 통해 딸·아들에 대한 우리사회의 규범과 심층적 측면의 괴리를 다시한번 노출시켰다.지난 8월부터 약 한달간 대구에 사는 딸만 둔 부모 17사례를 심층인터뷰방식으로 조사분석한 이 연구에서는 딸만 두게 된 원인으로 무계획한 출산,또는 가족계획정책에 따른 단산 등으로 나타났다. 딸만 낳고 단산한데는 경제적인 이유와 육아에 자신의 일생을 다 바치지는 않겠다는 의식변화가 두드러졌으며, 더이상 아들낳기 노력을 하지는 않지만 아들중심의 사회분위기에의해 갈등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산하지 않은 경우 둘째까지는 딸아들을 구별하지 않지만 주위압력에 의해 늦게라도 아들을 낳아야한다는 생각을갖고 있으며 남편의 외도를 가장 두려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특히 대졸이상 고학력 아버지들은 딸아들 차별의식이 없고 주위압력에도별 갈등을 느끼지는 않지만 남성중심의 사회구조속에서 딸들이 제목소리를내지 못할 것을우려하고 있었고 대상부모 대부분은 남아선호를 사회구조적문제로 파악,앞으로 딸들이 제도개선에 나서주기기를 바랐다.딸출산시의 반응에 대해서는 본인경우 둘째도 딸을 낳았을때 굉장히 서운했다고 응답, 1~2명의 소자녀화에는 공감하지만 그중 하나는 반드시 아들이어야한다는 사고를 드러냈다. 특히 친정부모들은 딸보다도 더 주눅이 드는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어머니들은 딸들이 자신과 다른 모습의 삶으로 살기원하며 전문직진출에 강한 기대를 갖고 있고, 노후문제를 자신들의 문제로 인식하는 것으로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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