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김대통령 유엔개혁 제의

입력 1995-10-23 00:00:00

김영삼대통령의 유엔 연설 주제는 역시 '변화와 개혁'이었다. 김대통령은그에따른 대안까지 제시하여 중진국 국가원수로서 대담하고 의욕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김대통령은 유엔총회 특별정상회의 개막식에서 11번째 연사로 나서 '유엔의 변화와 개혁-21세기 세계 공동체 시대를 향한 새출발'이란 제목으로 연설했다.연설의 골자는 △지난 50년간 유엔 역할에 대한 긍정적 평가 △유엔 기능강화 필요와 이를 위한 유엔 개혁의 구체적 과제 △한국의 유엔 활동 적극참여 의지 △한국 통일에 대한 유엔의 협조 당부로 요약할 수 있다. 김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유엔의 기능강화를 역설하면서 그 대안으로 새로운 운영방안을 모색하고 유엔을 개혁하기 위해선 특별총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대통령은 유엔의 성공적 새출발에는 정상들간의 연대와 협력이 무엇보다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앞으로 5년주기의 유엔정상회의를 정례화 할 것과 첫회의를 오는 2000년에 열자고 제의했다. 김대통령의 이같은 제의와 대안제시에 각국 정상들은 열렬한 박수로 호응했으며 그들도 변화와 개혁의 필요성을인정했다.

김대통령은 유엔의 기능강화를 위한 세부과제로 △유엔의 효율화및 민주화와 안보리의 대표성 강화 △분쟁예방 기능강화 △경제 사회 환경등의 개발요구에 적극부응 △인간우선 가정중시를 위한 적극적 활동 △기능강화에 따른예산부담과 운영에 관한 새 방안등을 제시했다. 이 세부과제를 성숙시키려면현 이사국(상임이사국 5개 포함 15개국)수를 7~10개국으로 더 늘려 국제적현안들이 제기될때마다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김대통령의 연설이 깔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유엔이 창설된후 50년동안 끈질긴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구촌 곳곳에서 분쟁은 계속되어 왔다. 또 핵무기를 비롯한 환경의 오염과 절대빈곤, 그리고국제적 테러와 범죄는 계속되고 있다. 현재의 유엔체제로는 이같은 난제들을해결하기엔 역부족이긴 하다. 그러나 탈냉전이후 신국제질서를 다스릴 기구로서 유엔이외의 다른 대안이 사실상 없기 때문에 김대통령은 개혁과 변화만이 유엔을 보강하는 지름길임을 지적하고 여러가지 방안을 제시하게 된 것이다.

김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대안만 제시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유엔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진출하는것을 계기로 유엔의 사업비등 응분의 몫을증액 분담할 것도 약속했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유엔은 강화되더라도 거부권은 더이상 확대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함으로써 일본과 독일이 거부권을 갖는 것은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대통령은 연설의 말미에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의 축복이 내리는 날이유엔의 이상이 실현되는 날"이라고 말함으로써 유엔이 한반도의 통일까지 지원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김대통령의 유엔연설은 최빈국에서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이상을 동시에 실현한 성공사례 발표라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