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제3회 봉산미술제 결산-작품판매 줄고 관람객 격감

입력 1995-10-18 00:00:00

17일 막을 내린 제3회'봉산미술제'는 지난해보다 관람객 수가 크게 줄고경기침체로 작품판매측면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해 미술저변확대를 위한 미술축제로서의 위상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것으로 평가되고있다.지난 7일부터 열하루동안 계속된 이번 미술제는 16개화랑,38명의 작가와 6개 고미술점이 참가해 지난해에 비해 외형면에서 다소 확대됐으나 예산감소와 행사기획력 부족으로미술축제 분위기를 이끌어내는데 실패한 것으로 지적되고있다.주최측인 봉산문화거리 운영위원회는 올해 미술제가 흉작으로 끝나게된 가장 큰 이유로 불경기에 따른 기업체들의 행사후원이 크게 줄어든 점을 손꼽았다·지난 2회때보다 전체예산이 30%가량 축소,굵직한 이벤트행사 마련등에운신의 폭이 그만큼 좁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올해 봉산미술제가 이처럼 위축된 배경에는 주최측의 기획력부족때문이라는 지적이 강하게 일고있다. 미술제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화랑특별기획전에 참가화랑은 물론 작가들의 의욕이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관객들의반응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중견과 신진의 조화와 서양화,한국화,조각,판화등 장르면에서는 다양성을 확보했지만 질적인 측면에서 볼때 상업성이뒤따라주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그냥 보여주기 위한 전시로 끝난 탓에 관람객들로 하여금 깊숙한 관찰과 소유욕구를 불러일으킬 만한 인상적인 작품이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소 실망스러웠다는 반응도 표출되고있다. 더욱이 올해가 '미술의 해'라는 점에서 이번 미술제 출품작들의 대중성 확보측면에서아쉬운 점이 많았다.

그러나 올해 봉산미술제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이자 수확으로 손꼽히는것은 화랑가에 새로운 얼굴들이 많이 보였다는 점이다. 참가화랑측은 "평소늘 화랑가를 찾는 관객들외에도 새로 미술작품에 관심을 가진 30-40대 중년층이 부쩍 늘어 눈여겨볼만 하다"고 입을 모았다. 새로운 관객층의 등장은앞으로 작가와 화랑들이 어느 정도 큰 흡인력을 갖느냐에 따라 이들이 미술품시장확대에 나름의 역할을 할 가능성을 충분히 갖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어떻든 봉산미술제가 대구유일의 화랑축제로서 제 위상을 잡아나가기 위해서는 참신하고 의욕적인 기획력과 특색있는 프로그램이 선결과제로 대두되고있다. 또 봉산미술제를 진일보시키기 위해서는 미술축제에 대한 운영위원회측의 개념 재정립과 균형잡힌 방향모색이 요구된다는 점을 곱씹어봐야할 때다. 〈서종철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