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지부장 갈등 증폭

입력 1995-10-18 00:00:00

대구.경북시도지부위원장자리를 둘러싼 자민련내 대구.경북지역 의원들 사이의 갈등이 이제 김종필총재와 박철언부총재간의 불협화음으로 번져가고있다.그동안 이런 마찰을 지켜보기만하던 김종필총재가 17일 박준규최고고문측의 입장에 동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김총재는 이날 대구.경북지부위원장선임문제와 관련 "대구와 경북으로 나눠서 지부장을 임명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분리방침을 밝혔다. 지난달 23일 박부총재와 만나 대구경북지부를맡아달라고 했던 태도에서 발을빼서 아예 박최고고문측의 주장에 가세한것이다.

박부총재측이 배경에 의혹을 품지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박부총재는 "자민련이 내년 총선의 최대승부처인 대구.경북지역에서 뿌리를 내리려면 대표성있는 인물에게 지부장직을 맡겨야하는데 이런식으로 해서 어떻게 하겠다는 뜻인지 모르겠다"며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했다. 박부총재측은 이번의 갈등양상이 사실상 JP의 사주에 의한 것이라는 시각으로 바라보고있다. 즉 당초 대구.경북을 박부총재에게 맡기겠다던김총재가 생각을 바꾸게된 시점이 김영삼대통령의 세대교체발언직후라는 점을 감안해보면박부총재 견제를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그것이다. 대구.경북지부장을 맡겨 명실상부하게자민련의 대구.경북의 대표권을 넘겨주면 다음 대선직전에는 어떤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는 JP측근들의 우려도 여기에 한몫하고있다.

박부총재의 측근들은 JP의 이같은 태도를 "분열을 은근히 즐기는 것"이라며"더이상 당에 남아있을 필요가 없다"며 탈당과 독자적인 움직임을 시사하기도했다. 박부총재측은 '나라와 고향을 생각하는모임'을 재가동할 채비를 갖추고있다.

이에 박최고고문측은 "내년 총선에서 당내 역량을 총집결하기위해서라도분리하는게 최상책"이라며 김총재의 언급에 반색하면서 대구와 경북지부장분리방침을 기정사실화해나가고있다.

대구만을 분리해서는 맡지않겠다는 박부총재측이 "시도지부장인선문제가일주일안에 바람직하게마무리되지않는다면 더이상 진흙탕싸움에 말려들지는 않겠다"며 JP의 입장변화를 비난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있다.〈서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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