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업체 '골프 사슬'

입력 1995-10-17 08:00:00

대구지역 은행등 금융기관들이 고객관리등을 명목으로 중소기업체 사장들과 골프회를 대거 조직,평일은 물론 해외원정골프모임까지 가져 비난을 사고 있다.업계에 따르면 대구지역의 제일·조흥·국민·서울·상업은행등 시중은행과 대구·대동은행등 지방은행은 물론 영세기업을 지원할 목적으로 설립된신용보증기금까지 중소기업체 사장, 임원등으로 구성된 골프회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이같은 골프모임은 약 2백여개나 되며 이들은 월 1회씩 모임을 개최하고있는데 보통 3~4개 금융기관과 거래하는 업체사장들은 2개이상 골프회에 가입, 시도 때도 없이 불려 다니는 곤욕을 치르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모임경비는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하고 있는데연회비가 보통 50만원에서 크게는 2백여만원에 이르는 곳도 있고, 연회비외에도 별도로 모임때마다 당일경비를 거두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일부금융기관은 회비와 모임 경비를 전혀 부담하지 않고 업체 사장들에게 떠넘기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이들 금융기관 골프회는 해외원정 골프모임까지 자주 갖고 있는데 올초 신용보증기금과 대구은행 지점들은사이판과 괌등지에 원정경기를 가진 바 있다.

이처럼 금융기관 골프회에 대한 지역경제계등 시민들의 눈길이 곱지 않자모지방은행은 최근 본사및 모든 점포의 간부를 비롯 직원들에게 골프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3개의 골프회에 가입해 있는 박모씨(섬유업체경영)는"대출등 은행의 도움을 받는 입장에서 거절할 수도 없는 입장" 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잦은 골프모임에 따른 부담을 느낀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지역의 한 상공인은 "이같은 금융기관 골프회는 순수 골프모임이라고는 볼수없다"며 오해를 살 충분한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해당금융기관들은 이에대해 "회원들이 친목도모를 위해 만든 자발적인 모임일뿐 강제성을 띤 것은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재왕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