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잡은 범행장면 비디오테잎 시판 "논란"

입력 1995-10-17 08:00:00

범죄를 방지하기 위해 설치된 카메라, 일명 스파이 카메라에 잡힌 노상강도, 자동차절도, 성폭행 등의 비디오테이프가 곧시판을 앞두고 있어 이에대한 찬반 논쟁이 일고있다.영국의 보안회사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범죄를 방지하기 위해 골목길, 주차장, 쇼핑센터, 공공화장실 등에 설치한 스파이 카메라에 잡힌 내용들이 '거리의 카메라 추적'이라는 제목으로 올 연말 크리스마스때를 기해 시판될 예정.

비디오제작사 '베리 골딩'은 나이트클럽 주변 청소년의 비행에서부터 성폭행장면, 노상강도, 자동차 절도 등에 이르기까지 생생한 화면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베리 골딩은 얼마전 21명의 사형수가 처형되는 장면을 비디오로 제작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정치인들과 경찰측에서는 스파이 카메라에 대해 주민들의 공신력을 떨어뜨리는 행위라며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스파이 카메라는 사실범죄방지에 중요한 도구로 이용되어 왔으며 보험회사와 범죄희생자들로부터 환영을받아왔다. 하지만 이같이 상업용으로 제작되면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스파이 카메라를 의식하고 피하게 돼 오히려 범죄를 막는데 문제가 생긴다는 비난이 일고 있는 것이다.

야당인 노동당에서도 스파이 카메라와 같은 폐쇄회로는 시민을 보호하고범인을 가려내 법정에 이용하기 위해 설치된 것이지, 대중을 위한 오락으로이용하려고 설치된 것은 아니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실제 스파이 카메라가설치된후 자동차절도가 줄고 있다고 밝힌 지방정부의 한 관료는 이같은 내용이 상업용으로 판매되는 것을 우려했다.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필름내용이 스파이카메라의 소유이어서 어떻게손쓸 수는 없는 입장이다.

한편 비디오를 제작한 골딩측은 이런 필름내용이 공공서비스에 기여한다고반박하고 있다.

비디오제작사는 우선 이들 필름을 1천파운드에서 2천파운드씩 주고 구입했는데 비디오테이프가 15만개 이상 팔릴경우 필름을 제공한 지방자치단체나보안회사에 1만파운드를 지불할 것을 약속했다.

이런 약속은 사실 돈이 궁한 지방자치단체로서는 당연히 호조건이 아닐수 없다. 범죄방지를 위해 올초 내무성에 요청한 폐쇄회로 설치비 5백만 파운드를 거부당한 바 있는 지방정부로서는 이돈으로 여러가지 범죄예방사업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골딩측은 어느 지방자치단체에서 이 필름을 제공하는지 밝히기를 거부했다. 이는 물론 장래의 계속된 사업을 위해서다.

비디오제작사는 이번에 제작하는 필름을 영국 뿐만 아니라 미국 독일 호주등지에도 판매할 것으로 결정하고 있어 비난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골딩측은 2년전 '폴리스 스톱'이라는 제목으로 고속도로 순찰차들이 과속차량을 추적하는 장면을 경찰로부터 입수해 3백50만 파운드의 거금을 손에쥔적이 있다. 이는 경찰내부의 반대로 중단되었다.

〈런던·박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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