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아기 독서운동' 선풍

입력 1995-10-17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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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도 채 안된 아이들에게 장난감이나 과자대신 책을 읽히게 하자는 도서관운동이 실효를 거두고 있어 영국 전역의 부모들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잉글랜드의 북동부에 위치한 인구 20만의 선더랜드시가 '아기 독서운동'의돌풍을 몰고 온 발상지이다. 낙후된 공업도시로 실직률이 높고 생활 수준이낮은 편에 속하는 이 도시에서 독서운동이 시발된 것은 지역 도서관의 참신한 아이디어 덕분이라고 언론은 전하고 있다. 선더랜드시에서는 어린이가 태어나면 보건소 간호원의 방문과 함께 도서관 사서의 연락도 동시에 받게 된다.새로 태어난 아기를 독서운동의 한 회원으로 등록시키기 위해서이다. 이지역 도서관 직원 안젤라 윌킨스씨가 창안한 ' 북 스타트'운동 덕분에 이제는 갓난 아기를 둔 부모의 3분의 2가량이 장난감이나 사탕대신 책을 사주고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어린이들에게 책을 주게 되면 자연히 부모와 아이가함께 책을 읽는 시간이 길어지고 문맹률도 현격히 낮아지는 것으로 판명되고있다. 윌킨슨씨의 철학은 책 읽기도 사탕 먹기와 마찬가지로 길들이기 나름이란것.

새로 태어난 아이를 조사하기 위해 지역내의 모든 병원과 보건소를 일일이방문하고 있는 윌킨슨씨는 회원이 된 아이가 생후 9개월이 되면 그림책 한보따리를 들고 가정방문을 한다. 영국의 어린이들은 생후 9개월때 청력 검사를받는 것이 보통이다.

청각에 이상이 없으면 새로운 사물과 친해지는 데에 아무 이상이 없고 따라서 책과 접할 수 있는 이상적인 시기라는 것. 실제 이때부터 책에 맛을 들이기 시작한 이이들은 과자를 즐기는것 이상으로 책을 사랑하게 된다고 윌킨스씨는 주장한다. 지난 수년간의 경험에 따르면 첫돌전에 '북 스타트'회원으로 책을 접하기 시작한 아이들은 생일 선물로 책을 사달라고 조르게 된다는것이다. 이러한 예상치 않은 결과에 지역주민들도 대환영을 하고 있다.도서관의 이같은 움직임에 많은 부모들이 자원봉사자로 동참하고 있다.매달 한가정당 5권의 그림책을 가져다주고 그동안 어린이가 책을 보고 깨친것을 조사하는 일에 스스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선더랜드 도서관의 아동도서 담당과장 앤 스코트씨는 "아이들을 위해서도, 가정을 위해서도, 도서관을위해서도, 그리고 학교를 위해서도, 좋은 프로그램"이라며 '북 스타트'의 성공을 기뻐하고 있다. 선더랜드 도서관은 최근 영국도서관 협회가 매년 수여하는 지역도서관상의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운동의 성공 비결을 알고자하는문의가 전국에서 쇄도하는 것도 역시'북 스타트'의 파급효과를 증명하는 좋은 예이다.

〈옥스퍼드·권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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