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러시아 보드카의 대표적인 브랜드인 '스미르노프'의 상표권을 두고벌어졌던 스미르노프가와 미국의 거대 식품회사 사이에 벌어진 3년간의 보드카 전쟁은 일단 스미르노프집안의 승리로 돌아갔다. 러시아 끄림스끄 지방법원은 이 브랜드의 소유권이 뻬째르 스미르노프의후손들에게 있다고 판결,미국 휴블레드사의 러시아내 보드카 판매를 중지시켰다.러시아 보드카의 원조격인 스미르노프를 두고 엉뚱하게 미국의 식품회사가끼어든 경위는 이렇다. 제정러시아 시대인 1860년 양조업자 뻬째르 스미르노프는 자신의 이름을 딴 보드카를 만들기 시작했고 러시아 최대의 보드카제조업자로 성장했다. 그러나 공산혁명이 일어나자 이 양조장은 국가에 몰수되었고 스미르노프라는 상표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소련붕괴 후 스미르노프의후손들은 조상대대의 가업을 잇기 위해 다시 공장문을 열었다.그러나 옛 상표를 등록하기 위해 특허청에 찾아간 그들은 망연자실하고 말았다. 세계적인식품회사 버몬트 그랜드의 자회사인 휴블레드가 한달 전에똑같은 상표를 먼저 등록했다는 것이다. 식품업계의 거인답지않은 이 약삭빠르고 몰염치한 행동을 그냥 두고 보기에는 후손들의 속이 너무나 상했다. 할아버지의 상표를 가지고 이 회사는 러시아에서만연간 9백만ℓ의 보드카를파는 횡재를 하고 있었다. 후손들은 미등록 상표라도 이미 널리 알려진 것은보호받아야한다는 지적소유권에 관한 국제협약에 의지해 법에 호소했다. 얼핏 달걀로 바위치기 격으로 보인 이 싸움에서 법은 약자의 손을 들어 주었다.
그러나 이 판결은 러시아 국내에서만 유효해 미국제 스미르노프가 여전히세계 보드카 시장에 진짜 행세를하는 것까지는 막을 수 없게 되었다. 한편휴블레드사는 상급법원에 항소, 러시아 시장도 포기할 수 없다는 욕심을 보이고 있다.
스미르노프 사람들은 자신들의보드카는 조상전래의 2백87가지 비방을 써서 만든 진짜라며 승리를 기뻐했다. 이번 사건은 러시아 국민들에게 지적소유권이라는 생소한 개념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모스크바·김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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