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입력 1995-10-14 08:00:00

공지영의 베스트셀러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가 원작보다는 다소 밝은 느낌으로 채색된 영화(감독 오병철)로 선보인다.각기 개성이 뚜렷한 세명의 대학동창생이 살아가며 서로 부딪치고 아파하며 쓰다듬는 가운데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그러는 중에 온전한 한 인간으로태어난다는 얘기. 여성이 주인공이라고 해서 함부로 여성영화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세 여인이 쏟아내는 삶의 이야기들이 그들만의 것이 아닌 우리의문제이고 우리가 해결해야하는 문제인 탓이다. 특히 결혼을 하나의 목표쯤으로 생각하는 여성들은 한번쯤 보아두어야 할 영화.

강수연,심혜진,이미연. 이름만으로도 고개를 끄덕일 만한 세 여배우의 연기대결이 눈을 끌며 재즈 피아니스트 정원영의 잔잔하게 흐르는 피아노 선율이 영화의 완성도를 더한다.

열악하기 그지없는 국내영화의제작 여건 탓에 아직도 해외촬영이 화제가되는 현실이 서글프긴 하지만 '무소의…'에서 보여주는 모스크바 현지촬영분은 제법 시원한 느낌을 준다.

무엇보다 '월드 스타'라는 명성이 점차 퇴색해 가는 강수연의 재도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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