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경주통과' 천명을 요구하는 경주시민들은 경부고속철도의 경주노선을 둘러싼 진통과 잡음은 정부부처간 협조가 부족한데서 빚어졌다고 믿고 있다.지난 92년 6월, 건설교통부가 고속철도의 경주노선을 공포한지 3년4개월이지나도록 문화체육부는 뭘 했느냐는 지적과 함께 문체부가 요구하는 외곽노선도 도심통과노선 못지않은 결함이 있다고 주장한다.
문체부는 최근들어 "정책상 경주통과가 불가피하다면 차선책으로 건천을역사로 하는 외곽노선(=기술조사노선)으로 변경해야한다"는 입장을 정리, 건천을 신도시로 육성하여 고도 경주의 경관을 최대한 보호하면서 개발과 보존을 조화시켜야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 8월말이래 문체부는 "건교부의 도심통과노선(=실시설계노선)이 역사도시로서 경주의 풍치를깨뜨리고 문화재를 대량 훼손시킨다"면서 건교부노선에서 8㎞가량 떨어진 외곽노선의 채택을 요구하고 있다.
건교부는 "도심통과노선보다 외곽노선에 더 많은 유적이 분포한다는 영남대박물관의 지표조사보고를 기초로 지난 92년 6월 도심통과노선을 확정지었는데 이제와서 유물이 더 파괴된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고, 공기가 늘어나 막대한 추가비용이 든다"면서 '노선변경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그러나 경주문화재연구소와 국립경주박물관은 경주노선에 대한 문화재정밀지표조사를 한 결과 두 노선상에 있는 문화재의 중요도, 사적지 경관, 문화재분포수량등에서 외곽노선이 유리하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즉 도심통과노선의 주변에는 42개소(외곽노선 36개소)의 문화재가 분포하고, 도심노선에서 2㎞이내에 국보 보물 사적등 지정문화재가 62개소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통과지점(20m이내)에 있는 금장리고분군, 율동고분군을 비롯한 유물산포지 5개소, 고분군 4개소등 중요유적 13개소는 완전히 파괴되며 국보 제25호 태종무열왕릉비, 사적 제20호 무열왕릉, 사적 제21호 김유신묘, 사적 제142호 서악동고분군등 지정문화재와 선사시대의 석장동 암각화등 중요유적이 소음 진동의 영향으로 훼손이 예상되며, 전 구간(32㎞)을 지하로 건설하더라도 환기통 설치시(약 1백m간격,환기통수 3백20개) 대부분의 유적근접지 굴착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문체부는 "문화재의 단순분포도 중요하나 문화재를 포함한 전체 풍치보존이 더욱 중요하다"며 일부 도심구간을 지상 15~20m 높이(방음벽 높이 제외)의 교량으로 통과할 경우 역사적 도시환경이 훼손되며, 형산강을 따라 동쪽의 왕경지구 남산과 서쪽의 서악동고분군 선도산을 동서로 분할 통과하여 분지형태의 경주도심이 양분화되고도시경관 변형이 불가피, 외곽노선이 타당하다고 역설한다.
그러나 문화계는 "외곽노선 역시 건천에 산재해있는 금척리고분군에 대한보호방안이 미흡하고, 건천을 지나 율동(경주인터체인지 부근)을 지나면서남산을 자르고 지나가는 점등을 들어 건교부의 안보다 나을 것이 없다"면서노선의 전면 재검토를 주장하고있다. 외곽노선을 채택할 경우 노선 소재(20m이내) 문화재 10건은 완전 파괴가 불가피하다.
경주박물관회 김원주회장(향토사학자)은 "경주가 서쪽에 선도산, 남쪽에남산, 동쪽에 명활산성이라는 세 영산에 둘러싸였는데 선도산에는 여러 학교가 들어서있고, 명활산성에는 쓰레기매립장이 있어 이제는 남산 하나 남아있다. 그런데 고속철도가 남산자락을 자르고 지나가는 일은 용납할 수 없다"고반발하고 있다.
이에대해 문화재관리국 기념물과는 8일 "건천에서 남산 근접구간은 지하로건설하는 것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학계는 "이 일대가 형산강과만나는 지점이어서 '지하화'주장은 기술상 공염불에 그치고 말것"이라고 우려한뒤 문체부가 소극적인 입장 제시에서 벗어나 '가상라인'을 제시, 건교부의 기술적인 검토를 받아보는 적극적인 자세로 전환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경주박물관회, 경주를사랑하는 시민연대, 영남고고학회등은 '도심통과노선'과 '외곽노선'이 경주풍치보존과 매장문화재보호에 다 적합하지않다는 양비론을 고수, 건천에서 화천~내남을 거쳐 언양으로 빠지는 '수정 외곽노선'의 검토를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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